[겨울 백담사](강원 인제) 눈꽃 만발한 산사엔 만해의 체취


겨울 백담사(강원 인제)
눈꽃 만발한 산사엔 만해의 체취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 국립공원 백담분소에서 백담사와 수렴동 계곡을 지나 대청봉에 이르는 백담계곡은 설악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짜기다. 그래서 가을이면 단풍에 취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백담은 설악계곡 가운데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야영장이나 상점 등 오염원이 없기 때문이다.

백담계곡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이 다 좋다. 제격으로 치면 불타는 단풍이 울창한 수림과 철철 넘쳐나는 계곡, 기암절벽과 어울리는 가을이 으뜸이다. 두꺼운 얼음장 밑으로 요란스럽게 물이 흘러가면서 만물이 소생하는 것을 알리는 봄, 무성함으로 무더위를 느낄수 없게 하는 여름의 청량감도 빼 놓을 수 없다.

그러나 봄부터 가을의 영광을 뒤로하고 알몸으로 다가오는 겨울의 스산한 정경도 만만치 않다. 백담분소에서 백담사까지는 7㎞의 완만한 산길. 왕복 3시간 거리이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백담사까지 마을버스가 운행되지만 겨울에는 쉰다. 마을버스로는 응달진 곳의 빙판길을 다닐수 없기 때문이다.

계곡으로 들어서면 온 산을 빽빽히 채워주던 수목들은 모두 옷을 벗었다. 계곡 곳곳에는 흰 눈 사이로 듬성듬성 낙엽이 무성하게 쌓여 있다. 못(池)이 100개나 된다는 이름 그대로 계곡을 끼고 두태소, 거북바위, 청룡담, 은선도 등 조그만 소(沼)와 기암괴석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타난다.

가뿐 숨을 고르고 나면 수심교를 배경으로 백담사가 보인다. 만해(卍海)가 입산한 곳이다. 좌우측에 만해기념관과 교육관이 서 있다. 만해기념관은 겨울철에는 문이 굳게 닫혀 있다. 내방객의 요청이 있어야 문을 열어 준다.

화엄실(華嚴室)이라는 현판이 붙은 곳은 全斗煥 전 대통령이 유배생활을 했던 곳. 조선시대의 시인 김시습이 시를 써서 흘려 보냈다는 관음암 앞에 무금(無今)선원이 있다. 말 그대로 현재가 없으니 과거가 있을리 없다. 입방(入房)하면 6년간 나올수 없다고 한다. 물론 득도를 하면 더 빨리 나올 수 있고 반대로 깨닫지 못하면 늦게 나올수도 있다.

백담사로 통하는 수심교 아래 개울에는 항상 돌탑이 서 있다. 백담사를 찾은 사람들이 하나, 둘 쌓아 놓은 것들이다. 돌탑을 영상에 담기 위해 사진작가들이 찾아올 정도다. 연인 또는 친구와 한장 한장 쌓아 올린 돌탑이 절이라는 분위기와 어울려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백담계곡을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백담사까지만 둘러본뒤 발길을 돌린다. 그러나 계곡의 진수는 바로 백담사부터다. 백담사 큰스님은 대청에서 흘러내려 오는 물은 백담까지는 반석위로 흐르지만 백담사를 지나면 바위 밑으로 흐른다고 말한다. 하류로 갈수록 자갈이 흘러내려 쌓이기 때문이다. 백담에서 대청으로 향하면 영산담,황장폭포,구융소,사미소,옥녀봉 등이 줄지어 늘어선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고목과 바위 등은 묘한 흡인력으로 사람을 끈다.대청으로 가까와지면 바람도 얼어붙어 나무에는 눈꽃이 핀다.

백담에서 설경을 즐기려면 2월 이후가 안성마춤이다. 먼 남쪽에서 봄이 기지개를 켜는 2월∼3월에 며칠씩 폭설이 내리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 백담은 울기 시작한다고 한다. 계곡의 얼음장이 쩍쩍 갈라지고 바람도 심해진다. 겨울 백담은 이렇게 봄을 맞는다.

◆드라이브 메모:양수리-양평-홍천-인제-원통-민예단지휴게소 좌회전-46번 국도-용대리-백담사 매표소 입구 주차장까지 간다.

◆대중교통:상봉터미널에서 인제까지 고속직행버스가 30분간격(05:50∼18:30)으로 운행하며 인제∼용대리 간은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직행버스 이용한다. 용대리 백담사간 셔틀버스는 겨울철에는 운행을 하지 않는다.

◆숙박:용대리 산천장(033-462-6251)과 용담산장(462-1893), 민박(462-6622) 등을 이용한다. 백담산장(462-5822)은 약 2백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별미집:용대리 백담가든(033-462-9394)에서 담백하고 구수한 재래식 순두부를 맛볼 수 있다. 순두부백반을 주문하면 비지찌개와 물김치, 설악산에서 직접 뜯은 무공해 산나물반찬이 한상 가득 채워 나와 또다른 별미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