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겨울](충남 공주) 불심처럼 정결한 눈꽃 봉우리



계룡산(충남 공주)-겨울 산행
불심처럼 정결한 눈꽃 봉우리

남한에서 가장 중앙에 위치한 계룡산(845m)은 별로 높지 않은데다 산세 또한 부드럽다. 신라때는 오악중 하나로, 조선조 초기에는 새 도읍지의 후보였던 신도안을 비롯, 삼악의 하나로 꼽힐 만큼 영산이다.

커다란 수석처럼 다소곳한 이 산은 굽이마다 사연이 있고 골짜기마다 곡절이 많은 신비로운 산이기도 하다.

겨울철 산행은 동학사와 갑사를 잇는 두개의 코스(금잔대고개 또는 문필봉경유)가 대표적이지만 흔히 지나치는 관음봉에서 삼불봉에 이르는 자연성릉코스(약1.8km)는 비경중의 비경이다.

산행 들머리인 동쪽의 동학사, 서북쪽의 갑사, 서남쪽의 신원사 등 어느곳에서 오르더라도 5∼6시간이면 곳곳의 명소를 둘러보며 아기자기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교통요지인 대전에 인접해있고 산이 높지 않아 초보자에게 권할만한 코스가 많다. 특히 적설량이 많아야 20㎝ 안팎으로, 설악산이나 지리산처럼 폭설로 산행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동학사에서 계곡을 따라 들어서면 은선폭포 가는 길(약1km)이다. 유연한 계곡은 밟히는 낙엽이 정감스럽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 은선폭포를 지나면 바로 급경사. 간간이 나타나는 철책이 힘든 길을 도와준다. 마지막 가파른 길을 또 한번 올라서면(약 9백m) 관음봉.

전망대구실을 하는 8각정 정자에 서면 서쪽으로는 연천봉이, 남쪽으로 쌀개능선 끝에 계룡산 정상이 우뚝하다.

관음봉을 지나 깎아지른 절벽 위로 위태위태하게 이어지는 ‘자연성릉’의 등산로를 벗어나면 세상을 굽어보고 있던 세 부처님이 등산객을 반갑게 품안에 맞아들인다.

철계단을 밟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른 三佛峰(삼불봉) 정상. 겨울이면 바위틈에 탐스러운 눈꽃을 피워 올린 적송과 눈덮인 바위가 은세계를 연출해 등산객의 지친 심신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계룡8경 중 제2경인 삼불봉의 설화는 겨울 계룡산 최고의 풍광으로 꼽힌다. 특히 함박눈이 내린 다음날 햇살에 살짝 녹아 얼음이 반짝이는 설경은 일품이다. 날씨가 맑은날 삼불봉 정상에 서면 남서 방향으로 구불구불 용의 형상을 한 능선을 타고 관음봉과 문필봉, 연천봉, 그리고 쌀개봉과 천황봉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절벽에 인접한 길은 아이젠을 착용해도 걷기가 쉽지 않은 난코스다. 가능하면 4∼5m아래 쉬운 길을 택하는 것이 좋다. 이 구간 산행시간은 대략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드라이브 메모:호남고속도로 유성 나들목으로 진입, 32번 국도를 달리면 동학사 입구인 박정자 3거리-우회전하여 동학사 주차장까지 간다.

◆대중교통:대전까지 30분 간격(07:00∼22:40)으로 운행하는 경부선 열차나 고속버스 이용한다. 대전에서 동학사까지는 102번, 103번 좌석버스와 120번 일반버스가 오전5시40분부터 오후9시50분까지 운행하며 대략 1시간∼1시간20분 걸린다. 공주에서 갑사행 시외버스는 오전6시40분부터 오후4시까지 9회 운행하며 25분간 소요된다.

◆숙박:동학사 부근의 계룡산장(042-825-4019)이나 주변의 민박집 이용한다. 유성온천에 로얄호텔(822-0811), 유진장(822-0044)등 60여개 온천장이 몰려있다.

◆별미집:동학사 입구의 동학산장(042-825-4301)은 한정식 전문집. 계룡산에서 나는 산채로 만든 찬이 주를 이루지만 생선과 육류도 곁들인다. 1인분에 7천원짜리 상에는 도라지며 이면수 혹은 고등어가 오른다. 찬 하나하나에 만든 이의 정성이 들어 있을뿐 아니라 깔끔한 것이 이 집 음식의 자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