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 눈마을](강원 고성) 금강산 향로봉 자락 눈마을


고성군 진부리 눈마을
금강산 향로봉 자락 눈마을

  땅을 향한 하늘의 첫고백같은 눈이 첫입맞춤을 하는 강원 고성군의 향로봉. 그 산자락에 진부령이 안겨 있다.  진부령은 미시령이나 대관령에 비해 경사가 완만하고 굽은 길도 적은 편이다.  진부령 초입에 넓게 자리잡은 「흘리마을」은 많은 적설량으로 알프스스키장이 들어선 곳이기도 하다.  

  진부령을 따라 내려오다 허리춤에 멈추면 「설피마을」로 불리는 진부리이다. 겨울이면 잦은 폭설로 고립돼 외지인의 발길이 끊기는「눈마을」이다.  2차선 국도를 사이에 두고 20여가구가 양쪽으로 나뉘어있어 2∼3월 처마밑까지 눈이 오르는 때면 이웃끼리도 왕래가 어렵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에게 「설피(雪皮)」는 중요한 월동장비다.

  설피는 신발 위에 덧대어 신는 것으로 아무리 많은 눈이 와도 빠지거나 미끄러지지 않는다.  농지가 없는 계곡의 마을사람들은 산을 타며 산다.  봄에는 취나물, 곰취같은 산나물을 뜯고, 가을에는 깊은 산중에 약초를 캔다.  손바닥만한 밭에는 치커리와 옥수수를 심는다. .  영지버섯, 당귀, 작약 등. 더덕과 송이도 중요한 수입원이다. 토종꿀을 채취하기도 한다.

  그러나 겨울엔 한가롭다. 산과 함께 마을도 깊은 잠에 빠져든다. 전에는 겨울이면 마을 남자들이 모여 멧돼지 사냥을 나갔다고 한다. 1m 이상 쌓인 눈에 멧돼지가 빠져 허우적거려도 설피를 신은 사람들은 재빠르게 옮겨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7년에는 폭설로 1주일간 마을이 고립됐다. 전화가 불통됐고 전기도 끊겼다. 그러나외부의 난리법석과는 달리 정작마을 사람들은 1주일을 평화롭게 지냈다.

  웅장하면서도 깊은 향로봉 치마폭에 쌓인 아름다운 마을. 그러나 아직은 외지인의 발길이 많지 않아 옛 산간마을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인심 좋은 마을 사람들은 한겨울 이곳을 찾을지도 모르는 여행자들을 위해 빈방을 데워두고 있다.  진부리 눈마을 문의 박유남(033)681-3076.

  진부령을 오르는 길에 만나는 정겨운 풍경중의 하나가 황태(노랑태) 덕장이다. 수확이 끝난 밭에 통나무를 엮어만든 명태걸이 작업장(덕장)에 수천마리의 명태가 나란히 턱을 꿴 채 늘려있는 모습은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겨울날씨 속에서도 한줄기 훈훈한 삶의 온기를 느끼게 한다.

  국내에서 황태가 생산되는 곳은 진부령 일대외에 대관령 횡계가 있다. 두지역 모두 기온이 낮은데다 계곡에서는 늘 바람이 불어오는 등 천혜의 기후조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진부령이 [황태의 바다]를 이루고 있는 만큼, 이 일대 음식점에서는 황태국과 황태구이 등의 겨울별미를 맛볼 수 있다. 이 일대에서 가장 이름난 [황태요리 전문점]은 백담사 입구 백담가든(033-462-9394)이다.  8천원이면 국과 구이가 포함된 황태정식을 맛볼 수 있고, 황태와 명란, 창란젓 등을 살 수 있다.

  민통선 지역내에 있지만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금강산 건봉사'는 진부령 정상에서 자동차로 불과 20분거리. 한때 승려수만 7백명에 이르는 대가람이었으나, 한국전쟁때 절입구 [불이문]만 남기고 전소됐다가 최근 복원됐다.

  화진포에서는 천연기념물인 고니가 80여마리나 호수위에서 유유자적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고, 통일전망대에서는 맑은 날이면 북한의 명사십리와 해금강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 메모:대중교통편으로 진부리 마을에 가려면 서울 상봉터미널에서 「진부령행」 직행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강남·상봉터미널에는 「간성행」 고속버스가 있다. 진부령이나 간성에 내려 진부리 마을을 지나는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승용차로 갈 경우 국도 46번을 따라간다. 가는 길에 홍천과 백담사 입구를 지나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