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의 정통 오프로더 랭글러 6세대 모델을 시승했다. 리지드 액슬의 채용은 그대로이지만 2.0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을 추가하고 풀 타임 4WD를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 포인트다. 스타일링 디자인에서도 각진 그래픽을 유지해 험로 주파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프 6세대 랭글러 사하라 언리미티드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지프 브랜드의 대표 모델은 우리에게는 체로키와 그랜드체로키가 더 익숙하다. 하지만 지프 브랜드의 성격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모델은 랭글러다. 랭글러는 1941년에 등장한 오리지널 지프의 직계 모델이다. 지프 브랜드의 뿌리인 윌리스 MB라고 하는 차가 전쟁터에서 태어나 자라난 만큼 그 성격은 거칠고 험한, 길이 아닌 곳에서 길을 만들어 간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랭글러라는 차명이 등장한 것은 1987년이다. 그때부터 따지면 오늘 시승하는 차가 4세대에 해당하지만 오늘날은 원조까지 계산하는 경우가 많아 77년 전부터 계산해 6세대로 분류하고 있다.

 

지프는 지극히 미국적인 문화를 반영한 자동차다. 랭글러는 그 지프 브랜드가 만드는 정통 오프로더다. 랭글러는 그랜드체로키와 함께 미국인들에게 포드 머스탱 이상으로 아이콘적인 존재다. 랭글러 중에서도 가장 하드코어 성격이 강한 모델은 ‘랭글러 중의 랭글러’라고 불리우는 ‘전사(戰士)’ 루비콘이다. 루비콘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내바다주 경계에 있는 루비콘 트레일에서 유래했다. 이곳만 주파하면 어떤 곳도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역대 랭글러는 이곳을 개발 거점으로 해 왔다.

 

랭글러는 그만큼 독창성이 강하고 아무나 선택할 수 있는 자동차는 아니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바로 그 강한 이미지가 시장에 어필해 최근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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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지프 브랜드 미국 내 판매는 82만 8,522대였다. 10년 전인 2008년 33만 3,901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그 중 랭글러가 19만 522대로 24만 696대의 그랜드체로키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올 들어서는 8월까지 누계 판매대수가 17만 4,968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13만 4,428대보다 크게 늘어 지프 브랜드 중 가장 많이 팔렸다. 그랜드체로키를 제친 것이다. 지프 브랜드 내에서 랭글러의 존재감이 그만큼 더 커진 것이다. FCA그룹을 감안하면 랭글러의 판매 증가는 예외적이라고 할 수 있다.

 

랭글러와 같은 하드코어 오프로더는 요즘 보기 드물다. 대표적인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의 스타일링 디자인이 극적으로 바뀌면서 이제는 스타일링 디자인만으로 보면 랭글러와 같은 직선 위주의 오프로더는 올 초 디트로이트 오토쇼를 통해 신형이 공개된 메르세데스 벤츠 G클래스 정도다. 2020년 데뷔가 예고된 랜드로버의 차세대 디펜더의 스파이샷을 보면 랭글러만큼 각진 모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Exte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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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글러는 2도어 모델이 기본이다. 가족을 태우는 패밀리카의 개념은 없었다. 그러던 것이 선대 모델부터 4도어 버전이 추가됐다. 랭글러의 모델 라인업은 2도어와 4도어를 베이스로 스포츠, 사하라, 오프로드 성능을 한층 특화한 루비콘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독창성이 강한 모델들이 그렇듯이 모델체인지를 해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눈에는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7개의 슬롯이 윗 부분에 약간 각을 준 것과 원형 헤드램프가 슬롯 쪽으로 약간 파고 들어간 것이 보인다. 헤드램프가 원형인 것은 같지만 그 좌우 펜더 부분에 가로로 자리잡은 LED주간주행등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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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닛 힌지도 바깥으로 나와 있다. 이런 것들은 흔히들 말하는 모던함과는 거리가 있다. 오른쪽 A필러 앞쪽에 세워져 있는 안테나는 변함이 없다. 과도하게 돌출된 범퍼와 펜더가 어울려 언뜻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 영화가 떠 오른다. 이것이 랭글러다. 바로 그런 것들이 오히려 ‘특별함’으로 부각되고 있다. 신상 천국인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는 받아 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경쟁 모델인 랜드로버 디스커버리가 이런 부분에서 현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과는 비교가 된다.

 

측면에서는 여전히 직선이 주도하고 있다. 다만 엣지 부분을 라운드 처리한 것이 보인다. 윈드실드의 각이 약간 누워있는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이로 인해 공력성능이 약 9% 향상됐다고 한다. 루비콘은 펜더 부분이 검정색으로 처리되어 있으나 시승차인 사하라는 차체와 같은 색이다. 그 아래 타이어도 임도 전용 머드 타이어의 루비콘과 달리 사계절용이 장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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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서는 당연히 테일 게이트에 장착된 스페어 타이어가 눈길을 끈다. 오늘날 이런 구조의 자동차는 거의 사라졌다. 그 타이어 가운데 후방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스페어 타이어 왼쪽에 있는 손잡이를 당기면 테일 게이트가 열린다. 유리창은 위쪽으로 따로 올린다. 마찬가지로 투박하게 돌출된 범퍼가 터프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톱의 형태는 소프트 톱의 스포츠를 비롯해 탈착 가능한 3 피스 하드톱이 있다. 사하라와 루비콘 언리미티드 버전에는 프리덤 탑 (Freedom Top™)이라고 부르는 하드 톱 버전이 적용된다. 톱을 분리해(벗긴다는 표현을 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오픈 주행을 할 수 있으나 탈착이 간단치 않다. 앞쪽 두 개의 톱은 운전석쪽과 조수석쪽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레버를 당겨 벗길 수 있으나 무겁다. 성인이 혼자 하기에도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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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 톱은 차 안쪽에서 나사를 모두 풀어야 한다. 뒤쪽 톱을 벗기면 리어 윈도우까지 같이 따라온다. 벗겨서 주차장에 두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소프트 톱에 비해 번거롭다. 그래도 벗겨 놓으면 랭글러의 성격이 살아난다. 이런 번거로움을 감수할 수 있어야 이런 장르의 차를 탈 수 있다. 아날로그 감각이 꼭 귀찮은 것만은 아니다. 그런 행위 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추세다.

 

Inte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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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레이아웃에서 디테일까지 변화의 폭이 크다. 수평기조의 대시보드 가운데 커다란 터치 스크린방식 8.4인치 모니터는 내용은 디지털화했지만 검정색 프레임으로 인해 터프함이 강조되어 보인다. 에어 벤트가 그 좌우로 올라와 좌우 끝 부분의 벤트와 유기적으로 어울리고 있다. 공조시스템 버튼과 다이얼이 통합해 배열되어 한 단계 위로 올라와 있고 윈도우 개폐 버튼이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오프로더 랭글러도 디지털화는 예외가 아니다. CES 2018을 통해 공개한 커넥티비티 시스템인 4세대 유커넥트(Uconnect)가 채용되어 있다. 크라이슬러의 유커넥트는 2003년 처음 선보였으며 통신과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각종 커넥티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4세대에는 4G-LTE에 접속하며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에 대응한다. 또 새로 선 보인 유 커넥트 앱을 통해 원격으로 시동을 걸거나 도어를 열고 닫을 수 있으며 차의 위치 확인을 위해 클랙슨과 점멸등의 점등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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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크롬 도금 트림으로 처리해 고급감을 살리고 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좌우 클러스터와 가운데 온보드 컴퓨터 모니터로 구성되어 있다. 클러스터 패널을 원뿔형으로 해 스포티함을 살리고자 한 의도가 읽힌다. 트랜스퍼 레버와 기어 실렉터 레버의 노브를 가죽으로 감싸 질감을 살리려 하고 있다.

 

오늘날은 트랜스퍼도 전동식으로 하는데 반해 랭글러의 그것은 말 그대로 기계식이다. 작동감도 투박하다. 기존에는 2H, 4H, 4L밖에 없었으나 풀 타임4WD로 바뀐 사하라에는 4H AUTO와 4H PART TIME이 추가되어 있다. 실렉터 레버를 P에 위치한 상황에서 작동해야 한다. 그 뒤쪽에 두 개의 컵 홀더도 스타벅스를 고려하지 않는 옛날식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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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5인승. 수동으로 조절하는 타입인 것은 그대로인데 착좌감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히프 포인트가 높은 것이 일반 SUV와 차별화 포인트다. 윈도우의 면적도 일반 SUV에 비해 넓다. 험로 주파시 상체를 밖으로 내고 주위를 살피며 주행해야 할 때를 감안한 것이다. 리어 시트는 30 :70 분할 접이식. 휠 베이스가 연장된 만큼 리어 시트 공간이 넓어졌다. 시트백이 5도 정도 누워있는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Powetrain & Im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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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글러의 엔진은 3.6리터 V6 가솔린을 기본으로 이번에 2.0리터 직렬 4기통 DOHC 터보차저 가솔린이 추가됐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로 3.6리터 사양과 차이가 크지 않다. 국내에는 2.0리터 엔진만 들어왔다.

 

변속기는 ZF제 8단 AT. 구동방식은 랭글러 최초로사하라에  풀 타임 4WD가 채용됐다. 기본적으로 스포츠 그레이드와 같은 커맨드 트랙이라고 하는 파트 타임 4WD인데 그랜드 체로키 SRT8등에도 채용된 풀 타임 4WD의 셀렉트랙이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루비콘과 달리 사하라를 타는 사람들은 풀 타임 4WD만으로 사용하는 예가 더 많을 지 모른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500rpm. 레드존은 6,000rpm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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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5,5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5km/h에서 2단, 75km/h에서 3단, 11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발진시 2톤이 넘는 차체가 느껴지지 않는다. 일반 도로 주행에서 무난한 주행을 하는 패밀리카로서 그렇다는 얘기이다. 풀 스로틀을 하면 속도계의 바늘이 올라가는 감각도 무리가 없다. 이 차는 그런 고속역에서의 감각보다는 초 저속역에서의 응답성을 더 중시할 수도 있다. V6엔진의 부드러움과는 다른 맛이기는 하지만 세금을 고려한다면 굳이 3.6리터를 탈 이유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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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5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길다. 무엇보다 앞뒤 리지드 액슬을 채용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리지드 액슬은 좌우 바퀴가 하나의 바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런 만큼 한쪽 바퀴의 거동에 따라 반대쪽 바퀴가 그만큼 반대로 이동한다. 승차감 측면에서는 스프링으로 하는 것이 더 좋다. 때문에 레인지로버는 에어 서스펜션을 채용한 4륜 독립 현가장치로도 험로 주파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랭글러와 비교 시승해 보면 그 차이를 체감할 수 있겠지만 그런 기회를 갖기가 쉽지가 않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도 여유가 있다. 일반 도로에서의 응답성도 조금은 느린 편이다. 과격한 코너링을 하면 타이어가 비명을 지를 수 있다. 물론 랭글러가 아니라도 오늘날 그처럼 과격한 주행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보다는 쾌적성이나 정숙성 등을 더 원하는 시대다.

 

ADAS장비는 아직 본격적으로 채용되지 않았다. 크루즈 컨트롤과 주차 보조 시스템,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등 정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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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글러 사하라는 루비콘으로 계곡이나 산악을 달리는 것과는 다른 기분을 제공한다. 각진 스타일링으로 터프함을 강조하고 있지만 도심에서 존재감을 과시한다는 점에서 강한 독창성을 보여준다. 300km/h가 넘는 스포츠카도 일반 도로에서 그 속도를 낼 수 없지만 그 자체로 존재감을 내뿜는 것과 마찬가지로 랭글러의 독창성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주요제원 지프 올 뉴 랭글러 사하라

크기
전장×전폭×전고 : 4,485×1,895×1,840mm
휠 베이스 3,010mm
트레드 전/후 : 1,600/1,600mm
공차중량 : 2,010kg
연료탱크 용량 : 81리터
트렁크 용량 : 898리터

 

엔진
형식 : 1,995cc GME-T4 터보차저 가솔린
보어 x 스트로크 : 84 x 90 mm
압축비 : 10 : 1
최고출력 (PS/rpm) : 272 / 5,250
최대토크 (kg.m/rpm) : 40.8 / 3,000
구동방식 : AWD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AT
기어비 : 4.714/3.143/2.106/1.667/1.285/1.000/0.839/0.667/R 3.295
최종감속비 : 3.45

 

섀시
서스펜션 : 앞/뒤 5 링크/5 링크
브레이크 : V 디스크
스티어링 : 볼 스크류 타입
타이어 : 255 / 70R 18
 
성능
0-100km/h : ---
최고속도 : ---
연비: 복합9.0km/ℓ(도심 : 8.3km/ℓ, 고속도로 : 10.0km/ℓ)
CO2 배출량 : 193g/km
 
시판 가격
스포츠 : 4,940만원
루비콘 : 5,740만원
루비콘 하이 : 5,840만원
사하라 :  6,140만원
 
(작성 일자 2018년 9월 14일)





출처 : 글로벌오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