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지프 랭글러를 보면 멸종을 앞둔 고생물을 만나는 것 같았다. 생존을 위해 늘씬하고 부드럽게 진화하는 여타 SUV와 달리 뚜렷한 정체성을 유지한 채 80여년의 긴 세월을 묵묵히 버텼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탑재한 랭글러 4xe는 어딘가 어색하다. '하이브리드'란 단어가 좀처럼 달라붙지 않는 느낌이다. 생각해보면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로 제대로 된 임도를 가본 적이 없다. 자칫 산길을 달리거나 강을 건너다 엄청난 수리비를 물어낼지도 모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