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백'이라는 단어 쓰면 무식한 티 내는 걸까

[전승용의 팩트체크] 가끔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며 흠칫 놀랄 때가 있습니다. 제가 미처 몰랐던 사실에 대한 지적이나, 저와 다른 생각에 대한 꽤 납득할 만한 주장, 우리 모두의 합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한 문제 제기 등을 볼 때면 말이에요. 뭐, 여전히 부정적인 댓글에 상처를 받을 때가 더 많지만, 이렇게 신선한 자극을 주는 댓글이 좋아 아직까지 댓글 보는 것을 끊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쓰는 팩트체크 칼럼도 이런 비슷한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기도 하고요.

‘첫 고성능 SUV ‘투싼 N’ 340마력에 제로백 6초 이내’란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현대차가 SUV 모델인 투싼에 고성능 브랜드인 N을 처음으로 접목한다는 기사인데요. 댓글은 투싼 N에 대한 이야기보다 제목에 적힌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댓글의 내용을 정리하면 ‘제로백은 80년대 일본 월간지에서나 쓰는 은어로 영어인 제로(zero)와 숫자 100을 뜻하는 한자(百)이 더해진 정체불명의 단어다. 바른 용어를 쓰자’입니다.

댓글을 쓴 독자의 주장은 합당합니다. 제로백은 잘못된 표현이 맞습니다. ‘제로 투 헌드레드(km)’도 아니고 ‘제로 투 식스티(마일)’도 아니고 ‘제로백’이라뇨. 몇몇 국어사전에 들어가기는 했으나, 절대 표준어는 아닙니다. 제조사나 포털 사이트 역시 공식 제원표에 제로백이라고는 쓰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