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의인은 보험처리가 가능한가? 



의인이 일으킨 고의사고는 원칙상 보험회사가 보상해 줄 의무가 없다. 더 많은 의인이 나올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자동차보험 약관 개정을 포함한 제도적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의사고’하면 보험사기, 자해공갈단, 허위입원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떠올랐다. 차량에 몸을 들이밀고 다친 척하거나 진로 변경하는 차량만 골라 일부러 부딪쳐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이 연상된다. 그런데 요즘 고의사고가 착한 사고로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 검색창에 고의사고를 치면 ‘투스카니 의인’, ‘참사를 막은 고의추돌’ 같은 훈훈한 뉴스가 먼저 뜬다.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구조하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낸 의인들 이야기다. 첫 번째 의인은 인천의 제2서해안고속도로에서 나타났다. 그는 의식을 잃고 중앙분리대를 긁으며 주행하던 코란도 스포츠를 자신의 투스카니로 막아 세웠다.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나타난 살신성인에 온 국민의 찬사가 쏟아졌다. 경찰은 대형 사고를 막은 의인에게 표창을 수여했고, LG그룹은 의인상, 현대자동차도 새 차를 선물했다. 그 일 이후 한 달 사이에 경남 함안과 부산에서도 비슷한 일이 이어졌고, 전남 진도에서는 미끄러지는 학원 차를 온몸으로 막아 세운 의인도 있었다. 투스카니 의인에게서 시작된 나비효과가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착한 고의사고가 늘면서 걱정되는 점도 있다. 자동차보험 처리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의도로 한 행동이지만 어쨌든 고의사고이기 때문에 약관상 면책에 해당한다. 여론을 의식한 보험사가 보상하기로 했지만 법적으로는 논란의 소지가 남아있다. 상법상 보험은 우연한 사고만 보상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고의로 사고를 내면 보상이 안 된다. 인천 사고의 경우에도 투스카니 운전자가 코란도 스포츠를 세우기 위해 고의로 정차한 것이어서 원칙적으로는 두 차의 보험회사 어디에서도 보상을 받지 못한다. 물론 보험처리가 안 되더라도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그 절차가 복잡한데다 충분한 보상이 안 될 수 있는 만큼 자동차보험에서 보상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