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의 고향, 이탈리아 마라넬로에서 피오라노 트랙과 국도를 오가며 488 피스타를 시승했다. 페라리는 기존 488의 엔진과 섀시를 재설계해 무게와 마찰을 줄인 결과 출력은 720마력, 최고속도는 시속 340㎞까지 높였다. 488 피스타는 역대 어떤 V8 페라리보다 강력하면서도, 역설적으로 가속과 감속, 몸놀림은 가장 매끈하고 노련했다.

페라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V8 엔진


“여러분, 우리가 왜 초대했는지 잘 알고 계시죠?” 페라리 홍보총괄 조앤은 에둘러 말하는 법이 없다. 늘 단호하고 직설적이며 명쾌하다. 올해부터 난 영국의 한 출판사가 주관하는 ‘올해의 엔진(The international engine of the year)’에 심사위원으로 참여 중이다. 1999년 시작한 이 어워드는 올해 기준 나를 포함해 68명의 심사위원이 함께 하고 있다.

세상엔 꽤 많은 ‘올해의 차’ 상이 있다. 저마다 다른 목적과 구성, 방침에 따라 운영 중이다. 세계 최초는 1950년대 초 시작한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 이후 월드, 유럽, 북미, 일본 등 지역별 올해의 차가 하나둘씩 싹을 틔웠다. 친환경차, 자동차 디자인처럼 특정 주제만 심사하는 상도 생겼다. ‘올해의 엔진’ 역시 심사부문을 좁혀 차별을 꾀한 경우다.



올해의 엔진 가운데 페라리 같은 고성능 스포츠카 제조사가 가장 눈독 들이는 부문은 역시 ‘베스트 퍼포먼스 엔진’. 페라리는 2011년 458 이탈리아 이후 이 부문에서 왕좌를 놓친 적 없다. 게다가 2016~2017년엔 488의 V8 3.9L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을 앞세워 종합 우승격인 ‘올해의 엔진’까지 잇따라 싹쓸이했다. 이 정도 전적이면 욕심을 낼만도 하다.

게다가 최근 영국 맥라렌이 페라리의 수염을 집요하게 쥐어뜯고 있다. 둘은 현재 주거니 받거니 출력 경쟁을 이어가는 중. 페라리가 458 스페치알레(605마력)를 내놓으면 맥라렌이 650S(650마력)로 맞불 놓고, 다시 페라리가 488(670마력)로 응수하면 맥라렌이 720S(720마력)로 대적하는 식이다. 이번에 페라리가 준비한 패는 720마력의 488 피스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