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시장 점유율 25% 달성이 유력해 보이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프리미엄 SUV 시장은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부문이다. 국내 수입차 판매 가운데 프리미엄 브랜드의 판매는 78%에 이른다. 그리고 SUV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국내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들 역시 다양한 SUV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수입 프리미엄 SUV는 2011년 대비 250% 가까이 판매가 증가했으며, 전체 판매의 45%를 차지할 만큼 가장 뜨거운 부문이다. 그리고, 인피니티는 VC-터보 엔진이 탑재된 QX50을 통해 올해 수입 프리미엄 SUV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엔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압축비를 올리는 것이다. ‘압축비’는 엔진의 실린더 내에서 피스톤이 가장 아래 있을 때와 상단에 있을 때 양의 비율이다. 예를 들어 피스톤이 가장 아래에 있을 때의 양이 10이고, 피스톤이 상승해 최상단에 도달했을 때, 즉 양이 가장 작아진 때의 양이 1이라면, 압축비는 10이다. 압축착화 방식의 디젤 엔진과 달리 점화 플러그를 사용하여 착화하는 가솔린 엔진의 경우, 연소 속도와 면적을 적절하게 제어하지 못하면 엔진의 소음 진동 뿐만 아니라 심하면 엔진이 파손되는 노킹 현상 까지 일어난다. 그동안 엔지니어들은 이러한 현상을 피해 어떻게 하면 압축률을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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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일반적이고 간단히 생각해 낼 수 있는 방법은 물리적으로 엔진 실린더의 압축 상사점을 바꾸는 것이다. 실제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압축비를 변경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엔진의 연속적인 폭발 행정에 가변 기능을 포함시키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역학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던 만큼, 어떤 제조사들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채 21세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닛산이 가변 압축비 엔진의 연구를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인 199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2017년 양산차로는 세계 최초로 가변 압축비 엔진의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 VC 터보 엔진이 탑재되는 차종은 인피니티 QX50 뿐이지만, 더 많은 차량에 탑재되는 것은 당연한 순서로 보인다. VC 터보 엔진의 모델 명칭은 'KR20DDET‘. 직분사와 포트 분사 2개의 연료 분사 방식을 가진 2리터 4기통 터보 엔진이다.

 

 

엣킨슨 사이클 엔진과의 차이점은?

닛산의 가변압축비 엔진이 압축비를 변경할 수 있는 유일한 엔진은 아니다. 이미 양산되고 있는 엣킨슨사이클 엔진이나 밀러 사이클 엔진 또한 압축비를 변경할 수 있는 엔진들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앳킨슨 사이클과 밀러 사이클은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흡기 타이밍을 앞당기거나 늦춰 실질적인 압축비를 바꾸는 엔진을 이렇게 부르고 있다.

 

일반적인 엔진은 흡입-압축-폭발-배기의 4단계 동안 피스톤이 2번 왕복하게 된다. 앳킨슨 사이클 엔진도 흡입-압축-폭발-배기의 4단계를 거치는 동안 피스톤은 실린더 안을 2회 왕복 운동한다. 하지만 압축비와 팽창비는 서로 다르다. 또한 4행정을 모두 거치는 동안 크랭크축은 단 1회만 회전한다. 이것이 앳킨슨 사이클 엔진이 일반적인 가솔린 엔진과 다른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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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가변압축비 엔진은 피스톤의 최하점이 아닌 가장 높은 위치(상사점)를 움직여 압축비를 낮춘다. 즉, 피스톤이 맨 위에 도달했을 때의 위치를 ​​평소보다 조금 낮게 설정해 할 수있다. 그러면 피스톤이 맨 위에 도달 할 때 실린더의 용적이 증가하므로 이를 통해 압축비를 내릴 수 있는 구조다.

 

정리하면 차량의 주행조건과 운전자의 의도를 감지한 후 즉각적으로 가장 적합한 압축비를 선택하고, 첨단 멀티링크 시스템을 통해 피스톤의 움직이는 범위를 끊김 없이 높이거나 낮춘다. 필요에 따라 고성능을 발휘하는 8:1 압축비부터 고효율을 제공하는 14:1 압축비 사이의 어떠한 압축비로도 변경 가능하다는 점이 가변압축비엔진의 특징이다. 그 중에서도 높은 출력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비를 향상시키는데 더 탁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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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 향상도 중요한 특징이지만 닛산의 가변압축비 엔진이 보여주고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엔진 소음의 감소이다. 기존 엔진보다 부품 수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마찰 손실이 줄어 들었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이유는 2가지 이다. 하나는 피스톤과 실린더 사이의 마찰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엔진의 경우 연료의 폭발력으로 피스톤이 눌려 이동할 때 크랭크 축이 대각선으로 피스톤을 누르는 과정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비스듬히 누르는 힘에 의해 실린더 벽과의 마찰이 강해지고 이것이 진동이나 소음으로 이어지게 된다. 반면 닛산의 가변압축비 엔진은 피스톤이 아래로 내려갈 때, 가로 방향의 힘이 줄어들어 피스톤과 실린더 사이의 마찰도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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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유는 엔진의 벨런스가 좋기 때문이다. 보통의 4기통 엔진은 엔진의 회전 밸런스가 나쁘기 때문에 배기량 2.0리터 이상의 엔진은 소음 진동을 줄이기 위한 장치가 더해진다. 쉽게 말하면 진동을 상쇄하기 위해 회전 축에 추를 붙여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경우 엔진의 마찰은 더 늘어난다. 가변압축비 엔진의 경우 이러한 진동 상쇄 기구 없이도 진동이나 소음이 크게 줄어든다. 또한, 이 때문에 크랭크 축 하단에 여유공간이 생겨 더 많은 부품이 들어가지만 엔진의 높이를 유지해 가변압축비 엔진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닛산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기존의 4기통 엔진의 진동으로 인한 소음은 30dB인데 반해, 가변압축비 엔진의 진동은 10dB 수준이다.

 

 

세계 최초로 가변압축비 엔진을 선보인 이유는?

닛산은 2016년 파리모터쇼에서 가변압축비엔진을 처음 공개했을 때, 이미 10년 전에 개발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양산하는데 까지 10년의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2005년에 처음 공개된 가변압축비 엔진의 프로토타입은 2.0리터 자연 흡기 엔진이었다. 이를 통해 연비를 10% 정도 향상시켰다하더라도 비용 상승분에 맞는 상품성 향상이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닛산은 터보차저를 추가해 V6 엔진을 대체하는 엔진으로 정했다. 터보차저 추가로 연비 향상 폭은 더욱 커지고, 이것은 소형화 경량화로도 이어진다. 이와 함께 기존 V6 엔진에 가까운 진동 및 음색을 보여주고 있다. 가변압축화에 따른 비용 상승도 V6 엔진을 대체하는 것이라면 흡수하기 쉽다.

 

 

고출력과 효율의 양립

서울 외곽에서 진행된 시승을 통해 그동안 궁금했던 VC 터보 엔진의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VC 터보 엔진의 최고 출력은 272마력, 최대 토크 38.7kg·m으로 2리터 배기량의 엔진으로는 높은 출력을 보이고 있다. 압축비가 달라지는 상태는 계기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주행을 시작하면 압축 비율 의 변화가 상당히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터보 차량의 부스트 미터 움직임보다 조금 바쁘게 움직이는 느낌 정도. 도로 위의 다양한 상황 그리고 운전자의 액셀 워크에 따라 최적의 압축비를 찾아 쉴 세 없이 움직이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만족스러웠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정보가 아니라면 유연하게 조용하게 변화되는 압축비를 확인할 방법이 없을 만큼 일련의 과정은 모든 상황에서 부드럽게 진행된다. 설명에 따르면 주행상황에 따라 압축비가 변화하는 프로그램은 여전히 개선이 거듭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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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급가속시 들려오는 거친 음색이다. 가속페달을 빠르게 밟으면 4000rpm에 도달 할 때까지 마치 트윈캠 4기통 엔진 같은 소리가 회전이 올라감에 따라 점점 커져 간다. 약간 인공적으로도 들리지만, 실제로 QX50은 노이즈 생성/캔슬링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 이 사운드는 급가속을 멈추거나 6000rpm 부근까지 계속되지만, 일반적인 풋워크라면 부드러운 엔진 회전만 느껴질 뿐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크게 지장이 될 만한 부분은 아니다. 노면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굴곡이 심한 와인딩 로드에서도 거동이 흐트러지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무게중심고가 높은 차임에도 과격한 운전이 아니라면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VC 터보 엔진이라는 닛산 만의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있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위화감이 느껴지는 소리 또는 독특한 반응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복잡한 메커니즘이 상당히 정교한 튜닝을 통해 구현되고 있음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닛산이 계획하고 있는 3.5리터 V6 자연 흡기 엔진의 대체가 충분히 가능한 성능 역시 느껴진다. 덧붙여 닛산의 설명에 따르면 3.5리터 자연 흡기 엔진인 ‘VQ35DE’을 넘는 동력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연비 성능은 27% 정도 향상되었다고 한다.

 

 

고급스럽고 실용적인 인테리어

273마력의 넉넉한 힘을 발휘하는 QX50이지만 인테리어로 눈을 돌리면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 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손이 닿는 곳마다 부드럽게 가공된 가죽소재, 좋은 질감의 대시보드, 고급 사양 모델에 적용된 스웨이드 소재 등 편안함을 추구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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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실용성은 매우 뛰어나다. V6 엔진에서 라이트 사이징된 VC 터보 엔진 덕분에 엔진룸 공간을 줄일 수 있어 실내 공간이 더욱 넓어졌다. QX50의 뒷좌석은 광활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넉넉하다. 시트 아래에 다리를 넣지 않아도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수준이다. 뒷좌석을 밀면 넓은 트렁크 공간은 더욱 확대된다. 리어에는 멀티 링크식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지만, 공간 낭비를 없앤 설계 덕분에 만족스러운 적재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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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QX50은 오랜 시간을 통해 발전해 온 닛산의 파워트레인 기술이 녹아들어 있다. 고도의 기술력이 적용된 파워트레인부터 준수한 외관과 스타일링, 여기에 편안하고 안락한 실내 구성까지 매력적이다. 고출력의 다이나믹한 주행을 추구하면서도 준수한 연비를 보여준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사실 시승하면서 VC 터보 엔진이 탑재된 인피니티의 다른 모델들을 떠올려 봤다. QX50에서도 만족스러웠지만, 인피니티의 스포티한 세단과의 조합도 탁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VC 터보 엔진의 활용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주요제원 인피니티 QX50 2.0 VC 터보 AWD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95×1905×1680mm
휠베이스 : 2800mm
트레드 앞/뒤 : 1625/1620mm
공차중량 : 1870kg
연료탱크 용량 : 60L

 

엔진
배기량 : 1970~1997cc VC 터보 엔진
보어 X 스트로크 : ---
압축비 : 8.1:1~14.1:1
최고출력 : 272ps/5600rpm
최대토크 : 38.7kgm/4400~4800rpm
구동방식 : AWD

 

변속기
형식 : CVT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55/45 R 20

 

성능
연비 : 9.8km/ℓ(도심 : 8.9 / 고속도로 : 11.1)
이산화탄소 배출량 : 176g/km

 

시판가격
에센셜 5,190만원
센서리 AWD 5,830만원
오토그래프 AWD 6,330만원

 

(작성 일자 : 2019년 2월 20일) 





출처 : 글로벌오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