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카마로 SS를 시승하기 위해 AMG 스피드웨이를 찾은 이른 아침. 함박눈이 쏟아지고 있다. 트랙주행은 어렵다는 말에 짧은 탄식이 흐른다. 일반도로와 AMG 스피드웨이 한켠에 마련된 짐카나코스에서 간단한 시승이 이뤄졌다. 아쉬울 수밖에 없다. 453마력의 6.2리터 V8 엔진의 면모를 제대로 살펴보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속페달에 무게를 싣을 때마다 연신 귀를 울리는 강렬한 엔진 사운드는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힘이 있다. 미국산 머슬카만의 매력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지난 2015년에 6세대 카마로, 그리고 2016년 고성능 모델인 카마로 SS가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이번에 출시된 차량은 2016년 8월부터 국내 시장에 판매되었던 카마로 SS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6세대 모델이 그간 다소 무난한 유럽 스타일이라는 지적을 의식한 듯 한껏 크기를 키운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으로 파고드는 형태의 헤드램프 디자인으로 강인한 인상을 보인다.

 

미국 머슬카의 양대 산맥이라면 포드 머스탱과 쉐보레 카마로가 꼽힌다. 본국인 미국에서 올 상반기 미드사이즈 스포츠카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했다. 미드사이즈 스포츠카 부문의 베스트셀링 모델은 포드 머스탱으로 2018년 상반기 42428대가 판매되었다. 2위는 닷지 챌린저로 상반기 37367대가 판매되었으며, 3위인 쉐보레 카마로는 23586대가 판매되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해당 세그먼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던 쉐보레 카마로지만, 2015년 6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포드 머스탱과 닷지 챌린저 등 강력한 경쟁상대들에게 밀려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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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의 모습도 미국과 비슷하다. 판매량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2017년 대비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부분은 유사하다. 포드 머스탱의 2017년 판매량은 735대, 올 11월 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692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쉐보레 카마로의 경우 2017년 11월까지의 누적 판매는 489대, 올 11월 까지의 누적 판매는 178대로 동일한 기간의 비교는 아니지만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물론 국내 판매의 경우 올 해 난항을 겪었던 한국지엠, 그리고 군산공장 철수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세그먼트의 차량을 단순히 판매량 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아날로그 감각의 감성(Emotion)은 미국 머슬카의 매력을 설명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세단의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미국시장에서도 머슬카들의 판매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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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카마로의 경우 국내외에서 영화 트랜스포머 중 범블비의 모습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달 말 개봉예정인 영화 ‘범블리’에서는 아쉽게도 카마로가 아닌 폭스바겐 비틀의 모습을 한 범블비를 만날 수 있다. 범블비의 과거를 다룬 프리퀄인 만큼 현대적인 이미지의 카마로보다는 귀여운 모습의 초기 폭스바겐 비틀이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범블비와 쉐보레 카마로를 함께 스크린에서 만나긴 어려워 보이지만, 차기작에서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국내외 시장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쉐보레 카마로지만, 미국산 머슬카로서의 존재감은 여전히 강렬하다. 특히 453마력의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임을 감안하면 가격 또한 매력적이다.

 

 

 

더욱 강렬해진 외관 디자인

6세대 모델 출시 이후 감소된 판매량으로 쉐보레 카마로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변화가 필요했다. 기본적으로 쉐보레 카마로는 차체의 모서리를 강조하고 뒤 펜더의 어깨 선이 꺾인, 이른바 코크 바틀 스타일(Coke-bottle style)을 추구하고 있다.  마치 코카콜라 병 모양으로 굴곡진 형식의 1960년대 스타일 모티브를 강조한 차체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페이스리프트된 쉐보레 카마로 SS는 더욱 과격하고 거대해진 그릴이 더해졌으며, 주간 주행등이 더해진 헤드램프는 더 슬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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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차량들과 이전 카마로 SS에 공통적으로 적용되었던 전면부 중심의 모서리 디자인 역시 그대로. 차체 중심선을 강조하는 특유의 디자인은 쉐보레 카마로의 아이덴티티이다. 날카롭고 정교한 이미지와 함께 브랜드의 역사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리어의 배기구는 4개에서 2개로 줄어들었으며, 리어램프는 반대로 분할된 형태로 변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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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더욱 샤프한 디자인에 범퍼 모서리 등에 더해진 근육질 디테일은 미국 머슬카의 감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확실히 유럽의 스포츠카와는 차별화된 모습이자 영원히 닮아질 수 없는 디자인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호불호는 극명하지만 추종하는 이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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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디자인에 비해 실내디자인은 기존 카마로 SS와 큰 변화는 없다. 8인치 모니터에는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통합됐으며,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에 대응한다. 기본적으로 2+2 시트 구조로 2열의 경우 탑승을 위한 공간이라기 보다는 짐을 놓기 위한 공간에 더 가깝다. 4개의 원형 에어벤트가 시선을 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D컷 타입으로 크루즈 컨트롤을 위한 버튼이 왼쪽 스포크에 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중 위쪽에 수온계와 유압계, 연료게이지, 전압계 등 네 개의 클러스터를 배치해 아날로그적인 감각을 살리고 있다. 온보드 컴퓨터 디스플레이창을 통해 대부분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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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츠 타입의 실렉터 레버 뒤에는 드라이브 모드 실렉터가 있다. 투어, 스포트, 트랙, 스노우/아이스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갑작스런 폭설이 내린 날씨 덕에 절반 이상의 시승을 스노우 모드로 주행했다. 날카로움은 다소 무뎌지지만 차량의 트랙션을 잘 유지해 준다.

 

 

오감이 즐거워지는 주행

쉐보레 카마로 SS는 기존 카마로 SS에 적용되었던 8기통 6.2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 새롭게 탑재된 하이드라매틱 10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어 최고출력 453마력, 최대토크 62.9 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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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잠시 눈발이 약해지며, 일반도로에서의 시승을 진행했다. 엔진 회전 상승속도가 아주 빠르다. 기존 카마로 SS에서도 느껶던 감각이다. 가속감이 살아있어, 시트로 밀려지는 감각이 좋다. 보다 더 좋은 것은 가속시 발생하는 V형 8기통 엔진의 사운드다. 음색이 과거에 비해 매끄러워지기는 했지만 뒤쪽에서 밀어 붙이는 감은 압권이다. 이런 종류의 바리톤 톤의 낮은 음색은 이 시대에 들을 기회가 많지 않다.

 

댐핑스트로크는 짧지만, 요철을 넘을 때 부담스럽지 않다. 강렬한 디자인에 끌려 짐작하는 주행 감각과는 다르다. 부담스럽지 않은 하체 셋팅으로 일반적인 공도 주행에서도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 여기에는 노면의 상태를 파악해 댐핑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의 역할이 크다. 0-100km/h 가속시간 4.0초의 성능, 초반 발진력을 돕는 라인락(Line Lock) 기능이 포함된 커스텀 론치 콘트롤 시스템까지 탑재되었지만 아쉽게도 눈길에서 본격적인 테스트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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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링 모드에서의 주행은 앞서 말한 것처럼 편안하다. 고속에서는 노면을 미끄러지듯 플랫한 주행이 인상적, 노면의 정보를 전하는 정도나 거동도 부드럽다. 여기에 쓸데없는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 더욱 인상적이다. 

 

쉐보레 카마로 SS는 고출력의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미국산 머슬카를 5천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격인상이 있었지만 쉐보레 카마로 SS의 판매가격은 5,428만원, 446마력 5.0리터 배기량의 포드 머스탱(6,400만원)보다 저렴하다. 비슷한 출력의 유럽산 스포츠카는 1억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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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지엠이 한 해를 마무리하며 선보인 쉐보레 카마로 SS. 이런 류의 차량은 시각과 청각으로 즐기는 스포츠카다. 유럽산 스포츠카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이 한계이자 단점이지만 한편으로는 세일즈 포인트이기도 하다. 강한 개성을 추구하지만 잔고가 걱정인 분들에게는 구매 리스트에 올려 볼만한 모델이다. 이만한 가격에 이 만한 성능의 차량을 소유하긴 쉽지 않다.

 


주요제원 쉐보레 카마로 SS


크기
전장×전폭×전고 : 4,785×1,895×1,350mm
휠베이스 : 2,812mm
트레드 앞/뒤 : 1,601/1,598mm
공차중량 : 1715kg

 

엔진
형식 : 6.2L LT1 V-8 직분사
배기량 : 6,162cc
최고출력 : 453ps/5700rpm
최대토크 : 62.9kgm/4600rpm

 

변속기
형식 : 하이드라매틱 10L80 10단 자동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5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45/40R20 / 27535R20
구동방식 : FR

 

성능
0-100km/h : 4.0초
복합연비 : 7.4 km/ℓ(도심 6.0 / 고속도로 10.5)
이산화탄소 배출량 : 240g/km
 
시판가격
카마로 SS : 5,428만원
볼케이노 레드 에디션 : 5,507만원 





출처 : 글로벌오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