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718박스터 GTS를 시승했다. 내외장에 GTS만의 마무리를 하고 2.5리터 수평대향 4기통 터보차저 엔진이 탑재된 것이 포인트다. 7단 PDK와 스포츠 크로노패키지와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를 기본으로 설정하는 등 GTS만을 위한 장비에도 배려를 했다. 포르쉐 718 박스터 GTS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지금 자동차업계는 중국시장과 SUV라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있다. 2017년 폭스바겐 그룹은 424만대를, GM은 418만대를 중국에서 팔았다. 그런 중국시장의 미래를 가장 먼저 감지한 것은 2009년 상하이오토쇼를 통해 파나메라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포르쉐다. 2007년 중국시장의 신차 판매대수는 879만대였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7년에는 2,888만대에 달했다. 그 중 SUV가 1,025만대였다. 2018년 1사분기에도 SUV판매는 720만대에 달했다. 미국시장만큼이나 SUV로의 쏠림이 극명하다.

 

그런 시장의 힘을 보여준 것이 2017 베이징오토쇼였다. 세계 최초로 공개된 모델이 105종에 달했다. 물론 중국 메이커들이 훨씬 많았지만 메이저 업체들의 주력 모델들도 상당수 있었다. 그만큼 세계 대부분의 완성차회사들은 중국시장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뉴스는 전동화가 주목을 끌었지만 모터쇼장은 SUV가 장악했다. 한 가지가 더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득세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이고 하이엔드 브랜드들까지 SUV를 만들어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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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의 판매대수에서 중국시장의 비중을 통해 알 수 있다. 포르쉐는 2017년 연간 판매 24만 6,376대 중 7만 1,508대를 중국에서 팔았다. 미국이 5만 5,420대, 독일 2만 8,317대 등 비교하면 차이가 난다. 포르쉐의 최대 시장이 중국인 것이다. 당연히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SUV인 카이엔과 마칸이다. 그 힘은 다름 아닌 포르쉐 내부에서 스포츠카로 분류하고 있는 911과 718 시리즈에서 나온 것이다.

 

포르쉐의 가치는 대량 생산과 판매가 아니다. 성능을 중심으로 한 주행성은 별개로 소위 사고방식이 일반인들과 다른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희소성을 지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타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0.25%에 불과하다. 성능과 독창성, 혁신성에 더해 희소성까지 갖춘 브랜드는 많지 않다. 그 가치의 차이는 시판 가격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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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는 브랜드 내에서도 희소성을 유지한다. 911의 경우 쿠페와 카브리올레가 있고 거기에 카레라와 카레라 S, 카레라4, 카레라 4S, 카레라T, 타르가4와 4S, 터보와 터보S, GTS, 4GTS, GT3, GT3 RS, GT2 RS 등 끝이 없다. 오늘 시승하는 718시리즈도 쿠페인 카이맨과 카브리올레인 박스터로 차체가 나뉘고 거기에 S와 GTS가 추가로 라인업되어 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수동 변속기까지 고려하면 훨씬 많은 포르쉐가 있는 셈이다. 거기에서 끝이 아니다. 옵션의 세분화에 의해 더 많은 포르쉐가 만들어진다.

 

모델체인지를 할 때도 출력과 토크 수치로 세밀한 차별화를 꾀한다. 718시리즈의 베이스 모델은 300마력이고 S는 350마력, GTS는 365마력이다. 출력의 세분화와 차별화만을 읽어 내는 것도 일반인들에게는 쉽지 않다. 그것은 포르쉐의 수 싸움이고 시장과의 소통의 일환이다.

 

 

Exterior & Interior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2012년 등장한 2세대 모델에 속한다. 2016년 차명을 718시리즈로 통합하면서 부분 변경된 모델의 GTS버전이다. 디테일로 세대를 구분하고 디테일로 그레이드를 구분하는 기법은 여전하다. 카이맨과 박스터는 718시리즈로 통합하면서 소프트 톱과 트렁크 리드 외에는 모두 바뀌었다. 그래도 포르쉐 문외한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앞 얼굴에서는 에어 인테이크에서 범퍼 쪽으로 올라온 방향 지시등과 네 개의 LED 마킹을 사용한 헤드램프로 날카로워진 맛을 살렸다. 가운데 부분이 막혀 있는 것은 엔진이 뒤쪽에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앞뒤에 트렁크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랄 수도 있다. 앞쪽이 150리터 뒤 280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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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S는 앞 범퍼 아래 리프 스포일러 위에 별도의 에이프런을 설계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바이제논 헤드램프도 검정색으로 틴팅되어 있다. 측면에서는 S그레이드보다 큰 20인치 검정색 휠과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가 눈길을 끈다. 뒤쪽에서는 검정색 로고와 스모크 처리된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와 검정색 센터 테일 파이프가 GTS 전용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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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터의 인테리어는 에어벤트가 사각형인 카이맨과 달리 타원형인 것이 다르다. 런치 컨트롤 와치의 위치가 부분 변경시 윈드실드 쪽으로 올라갔다. 직경 360φ의 스포츠 스티어링이 옵션으로 설정된 것과 패들 시프트가 오른쪽이 시프트 업, 왼쪽이 시프트 다운으로 바뀐 것도 그때다. 드라이브 모드가 기존 센터페시아에서 스티어링 스포크 위의 로터리 스위치로 바뀐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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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S는 시트 중앙과 도어 암레스트, 시프트 레버 및 기어 셀렉터에 알칸타라 소재가 사용됐다. 718 카이맨 GTS’는 루프 라이닝과 A필러에도 알칸타라 소재로 마감된다. 또한, 직경 360mm의 GT 스포츠 스티어링 휠 및 알칸타라 커버와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PCM)가 기본 사양이다. 온라인 내비게이션 모듈, 음성 제어 및 포르쉐 커넥트 기능은 옵션 사양.

 

 

Powertrain & Impression

 

이제 포르쉐 라인업에서 자연흡기 엔진을 찾아 보는 것이 쉽지 않다. 911의 GT3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자연흡기가 남아있고 대부분은 터보차저 모델로 바뀌었다. GTS는 자연흡기 엔진 모델 중 가장 스포티한 버전이라고 했었는데 라이트사이징 정책에 의해 터보차저가 메인으로 된 것이다. 자연흡기 엔진만의 매력을 아는 사용자가 점차 줄어가고 있고 머지 않아 다른 세상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른다.

 

포르쉐는 그레이드 구분을 엔진의 출력으로 한다. 앞서 언급한 데로 718시리즈 기본형은 300마력, S는 350마력, GTS는 365마력이다. 2016년 부분 변경시 엔진은 박스터 S의 3.4리터가 2.5리터로, 박스터의 2.7리터가 2리터로 바뀌었다. 다운사이징이 아니라 고효율과 고성능을 양립한 라이트사이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718 박스터의 4기통 엔진은 911 카레라 시리즈와 커넥팅 로드와 크랭크샤프트의 베어링, 직분 인젝터, 흡기 밸브, 타이밍 벨트, 가변 밸브 리프트 기구 등은 기본적으로 공통 부품을 사용한다. 터보 등의 크기는 다르지만 기술적인 설계 개념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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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어X스트로크도 911 카레라와 같다. 박스터 S는 2.0리터의 보어를 확대해 2.5리터로 했다. 터보차저의 터빈부에 가변 지오메트리 기구를 채용한 것도 같다. 엔진 응답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VTG의 효능이 있어 응답성이 좋다. GTS는 S그레이드와 같은 2.5리터 수평 대향 4기통 DOHC인 것은 같다. 전용 디자인의 인테이크 챔버에 의해 7마력, 컴프레서 직경을 64mm에서 68mm로 확대해 8마력을 올려 365마력으로 증강됐다.

 

변속기는 6단 MT를 기본으로 7단 PDK(DCT)가 조합된다. 수동변속기 버전은 수입되지 않는다. 오늘날 데이터를 보면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 즉, PDK 가 수동변속기보다 더 효율적이지만 유럽에서는 여전히 수동변속기의 점유율이 높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오른 손으로 변속기 레버를 잡고 왼 발로 클러치 페달을 밟으며 변속을 하는 동작은 상상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911 카레라를 통해 처음 선보였던 코스팅 기능도 채용됐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700rpm. 레드존은 7,200rpm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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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레드존을 막 넘기면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60km/h에서 2단, 110km/h에서 3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변속 포인트는 350마력의 박스터S와 같다. 발진시 4기통 특유의 미세한 진동은 없어졌다. 자연흡기처럼 처음부터 직설적으로 상승하지 않는 것은 다른 터보차저와 같다. 미세하지만 터보래그가 있다는 얘기이다. S를 시승했을 때 매끄러운 가속이라는 측면에서는 6기통 자연흡기쪽이 더 좋았던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느낌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흡기 감각을 잊어가고는 있지만 직업 특성상 비교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일단 가속을 시작하면 동력 손실이 거의 없이 시프트업이 진행되며 속도계의 바늘을 끌어 올린다. S와 15마력의 차이를 체감하는 것은 직접 비교가 아니면 쉽지 않지만 계속해서 오른발을 자극하는 날카로운 가속감이 일품이다. 고회전형 엔진답게 레드존까지 밀어붙이는데 주춤거림 없이 뻗어 준다. 공차 중량이 1.4톤 전후라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한다. 중량 대비 출력이 중요한 스포츠카의 특성이다.

 

가속페달의 미세한 조작에도 예민하게 응답해 주는 감각도 같은 맥락이다. 일단 가속이 시작되면 직선적으로 스트레스 없이 뻗어 준다. 터보차저로 가능한 모든 파워를 끌어 낸다는 느낌은 아니다. 그것이 15마력의 차이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최대토크가 1,900rpm에서 5,000rpm까지 두텁게 유지되어 어떤 상황에서도 치고 나가는데 걸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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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에서는 중저속에서 ‘따르르르~~’하는 듯한 부밍음이 있었다고 했는데 GTS에는 없다. 그보다는 야성적인 배기음과 가끔씩 들리는 파열음이 자극적이다. 기본으로 채용된 스포츠 배기 시스템은 과거에 비하면 강도는 낮다. 세상이 변한 것이다. 그런 사운드를 느끼면서 수동변속기 모델을 잡아 보고 싶어지는 욕구도 점차 줄어드는 것 같다.

 

사운드가 억제되면 속도감도 줄어든다. 속도계의 바늘을 보면 느끼는 것보다 한 참 올라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그런 속도계를 보면 수동변속기의 생각이 든다. PDK가 MT보다 정확성과 효율성이 더 좋다고 해도 아날로그 감각이 그리워질 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서스펜션은 앞 뒤 모두 스트럿 타입. S에서부터 리어 서스펜션에 래터럴 멤버를 추가해 리어 서브 프레임을 강화했다. 출력과 토크가 증강된만큼 섀시를 보강한 것이다. 앞뒤 쇽 업소버의 피스톤과 실린더 튜브를 키웠고 리어 휠도 0.5인치 와이드화했다. 최적화를 위한 조처다. 그만큼 롤 량이 억제됐다. 거동이 훨씬 민첩해 진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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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가 자랑하는 전자제어 댐퍼 PASM으로 거동을 제어한다. 스티어링 스포크상의 로터리 스위치로 노멀에서 스포츠로 주행 모드를 바꾸면 그 뚜렷한 거동의 차이가 오른발을 자극한다. 대부분의 움직임에서 차체를 플랫하게 유지해 준다. PASM을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의 포르쉐를 탈 때의 자세의 차이는 이제 익숙해졌다. 평범하게 달릴 때는 쾌적성을 중시한 세단이 된다. 물론 톱을 열었을 때는 다른 얘기이다. 바람 들이침은 100km/h 정도까지는 대화를 나누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록 투 록 2.5회전의 스티어링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오버. S에서 약 언더로 느꼈던 것 같은데 직접 비교해 봐야 할 것 같다. 10% 높인 전동 파워 스티어링의 조타 응답성은 한마디로 포르쉐다.

 

여전히 S와 S+모드를 보면 서키트로 달려가고 싶어지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전자제어장치를 끄고 온전히 차아 일체로 초고속이 아니더라도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발동한다. 물론 일반 도로에서도 충분히 주변의 차량과 흐름을 같이 하면서 즐길 수 있다. 와인딩을 만나면 스티어링 휠의 조작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매력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헤어핀을 공략할 때도 20인치 타이어는 아무런 소리도 지르지 않고 거동을 받아 낸다. 타이어가 앞서 가는 거동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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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맨 GTS의 시승기에서 썼던 표현이 다시 떠 오른다. “속도가 생명인 스포츠카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고속이 아니어도 좋다. 옆 차와 속도를 맞추며 달리면서도 스포츠 주행이 가능하다. 그것이 21세기 스포츠카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자극적인 사운드와 가속감, 정확한 핸들링, 그리고 낮은 자세로 인한 민첩한 거동이 주는 즐거움으로 같은 속도로 달리면서도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제는 리어 엔진 리어 드라이브나 미드십 엔진 리어 드라이브의 거동에 익숙치 않아도 스포츠카를 즐기는 시대가 됐다.

 

시승하는 동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ACC) 등 ADAS장비에 대해서는 관심이 가지 않았다는 것을 시승기를 쓰면서 알았다. 달리기에 더 집중했다는 얘기일 것이다. 포르쉐는 그렇게 운전자를 이끌고 간다. 거의 모든 거동의 제어를 전자장비로 하지만 여전히 스포츠카의 매력을 살려 내고 있는 것이다. 운전자를 자극하고 즐겁게 한다는 얘기이다.

 

S와 GTS의 차이는 15마력의 출력 외에도 S그레이드에서는 옵션인 주행 장비들이 기본 장비로 채용되었다는 것이다. 전자제어식 가변 감쇄력 댐퍼 PASM을 비롯해 기계식 LSD를 포함한 토크벡터링 시스템 PTV, 다이나믹 트랜스미션 마운트, 스포츠 크로노패키지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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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스포츠카다운 주행성과 더불어 희소성 때문에 올 해로 70주년을 맞은 포르쉐는 여전히 만인의 드림카로 군림하고 있다. 디지털 장비가 소형차에까지 채용되는 시대이지만 인간의 저 밑바닥에 있는 본능을 깨우는 도구로서의 자동차를 표현하는 포르쉐를 꿈꾸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 포르쉐는 틀에 박힌 사고를 벗어나 나만의 시간에 나만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굳이 911이 아니어도 718로도 충분하다.

 

 

주요제원 2017 포르쉐 718 박스터 GTS
 
크기
전장×전폭×전고 : 4,380×1,800×1,280mm
휠베이스 : 2,475mm
트레드 앞/뒤 : 1,515/1,532mm
공차 중량 : 1,450kg
 
엔진
형식 : 수평 대향 4기통 DOHC 터보차저
배기량 : 2,497cc
최고출력 : 365ps/6,500rpm
최대토크 : 43.8kgm/1,900~5,000rpm
구동방식 : MR
 
변속기
형식 : 7단 PDK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스트럿 / 맥퍼슨스트럿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 235/35ZR20//265/35ZR20

 

성능
0->100km/h 가속시간 : 4.3초
최고속도 : 290km/h
복합연비 : 8.9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193g/km

 

시판가격
1억 1,290만원


(작성일자 2018년 5월 18일) 





출처 : 글로벌오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