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클리오가 드디어 한국 땅을 밟았다. 작년 서울모터쇼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니 1년 만이다. 여러 가지 소문들은 많지만 클리오를 보는 순간 드는 생각은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는 자동차’라는 것이다. 그만큼 클리오에는 프랑스 자동차에서 느낄 수 있는 아방가르드의 매력이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그 매력은 단순히 멋을 부리는 것만이 아닌 ‘실용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클리오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서브컴팩트 모델들 중에서도 압도적인 판매량을 자랑하는 모델이다. 2016년에도 1등을 했고 2017년에는 오히려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30만대를 가뿐히 넘겼다. B 세그먼트에 해당하는 작은 크기에 해치백이라는, 한국에서는 언뜻 통할 것 같지 않은 구성을 갖고 있지만 ‘다른 제조사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하는 선구자’라는 르노의 의지는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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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에서 클리오는 과연 어떤 길을 걸을 수 있을까? 기대를 걸 만한 부분은 실용적이면서도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소형차를 찾는 젊은 고객들이 있다는 것이다. 클리오는 르노 그리고 프랑스 특유의 디자인으로 개성을 챙길 수 있고, 긴 휠베이스를 가진 쓰임새가 많은 실내 공간 그리고 QM3를 통해 검증을 마친 디젤 엔진과 DCT를 조합한 경제적인 파워트레인으로 실용성을 챙길 수 있다.

 

사실 여기까지는 클리오의 사진과 파워트레인 스펙만을 본다면 알 수 있는 사항이다. 그렇다면 그 이외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대부분의 자동차라는 것이 그렇지만 특히 프랑스 자동차는 디자인 안에 실용성을 숨기고 있기에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 있다. 시승을 위해 주어진 시간은 조금 짧은 편이지만, 최대한 클리오를 느껴보기 위해 먼저 프랑스 음악, 그 중에서도 다프트 펑크를 오디오와 연결해 본다. 이제 출발할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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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의 외형은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이 공존한다. 르노의 현 수석 디자이너인 로렌스 반데나커가 주창하고 있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로, 르노 특유의 다이아몬드 형태의 엠블럼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가늘고 길게 뻗어 있는 프론트 그릴과 삼각형으로 이어지는 LED 헤드램프가 어우러지면서 멋을 부리고 있다. 그 아래로는 사다리꼴 형태로 멋을 부린 에어 인테이크와 안개등이 자리잡고 있다.

 

클리오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은 전면보다는 측면과 후면이다. 측면에서는 프론트 휠하우스 위로 부풀은 펜더와 그 위를 지나가는 캐릭터 라인이 강조되는데, 하단에서 강인함을 살리는 것은 물론 공기역학적으로도 도움을 주고 있다. 1열 윈도우에는 쪽창을 적용하고 사이드미러는 플래그 타입으로 적용했는데, 이를 통해서 멋을 부여하기도 하고 전측면의 사각지대를 줄이기도 한다. 멋과 함께 실용성을 챙기는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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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트 라인은 자연스럽게 상승하다가 2열 중간 부분부터 급격히 상승하는데, 2열 도어 손잡이가 숨겨져 있어 3도어 해치백과도 같은 인상을 준다. C 필러 아래로는 리어 펜더를 강조하는 라인이 있으며, 테일램프를 강조하는 한편 바람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도록 하고 있다. 루프는 1열 중간 지점부터 미묘하게 떨어지는 형상을 갖고 있는데, 리어 스포일러와 이어지면서 그 형상이 자연스럽게 마무리되고 있다. 그 아래에서는 17인치 휠이 당당한 자세를 만들어 준다.

 

전체적인 느낌은 아기자기하면서도 강인하다는 것. 길이 4,060mm로 절대적으로 큰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작아보이지도 않는 것은 앞 뒤 바퀴의 오버행을 짧게 잡아 최대한 바깥으로 밀어낸 것과 2,590mm의 휠베이스가 주는 영향이 크다. 제한된 크기 내에서 디자인과 비율로 이러한 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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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언뜻 보면 QM3하고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세히 보면 여러 부분에서 차이를 두고 있어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형태를 벗어나고 있다. 대시보드는 계기반 덮개만을 돌출시키고 나머지 부분을 평평하게 다듬었으며, 센터페시아의 비상등 버튼과 7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모니터는 익숙한 형태이지만 대시보드와는 별도로 돌출되어 있어 조작과 인식을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형차라고 하면 실내에 플라스틱 내장재를 사용하기 마련이지만, 클리오는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등 손이 닿기 쉬운 곳에 우레탄 소재를 사용하고 있어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소형차라고 쉽사리 볼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재질을 통해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1열 도어에 적용된 보스 스피커 역시 그러한 고급스러움에 보탬이 되는데, 음악을 살려주는 능력이 제법이라 별도의 오디오 튜닝이 필요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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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직물과 가죽이 혼합된 형태로 사이드 볼스터와 헤드레스트 등 자주 닿는 부분을 가죽으로 처리해 손상을 최대한 방지하고 있다. 착좌감은 단단함과 편안함의 중간 지점을 클릭하고 있는데, 시트에 묻히는 형태로 앉으면 신체를 잡아주는 느낌도 제법이다. 1열 시트는 등받이를 다이얼로 조절하는데, 미세하게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쉽게 조작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운전석 시트에는 암레스트가 마련되어 있다.

 

소형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간일 것이다. 운전석에서는 불편함은 전혀 느낄 수 없지만, 조수석은 센터터널이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어 사람에 따라 왼쪽 다리를 놓는 데 약간의 불편함이 따를 수도 있다. 의외로 2열에서는 불편함을 느낄 수 없는데, 해치백인 만큼 헤드룸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하고 있는데다가 1열에 거인이 앉지 않는 이상 무릎이 닿을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트렁크 용량은 300L로 2열 시트를 접으면 좀 더 확장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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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는 본래 등급에 따라 배기량과 출력을 달리 한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을 탑재하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모델은 QM3를 통해서 익히 알려져 있는 1.5L 디젤 엔진을 탑재한다.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을 발휘하는 것 역시 동일하며, 6단 DCT를 통해 앞바퀴를 구동하는 것도 똑같다.

 

최대토크가 1,750rpm부터 발휘되기 때문에 정지 상태에서 가속할 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가속 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출발 시 머리가 약간 젖혀질 정도의 감각까지도 느낄 수 있다.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적용하고 있음에도 이와 같은 가속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QM3보다 70kg 가량 가벼운 차체가 큰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DCT를 통해서 전달되는 직결감도 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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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사용하는 회전 영역에서 발휘되는 토크를 이용해 고속 영역까지는 금방 가속한다. 디젤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회전시키는 맛을 살리고 있다는 점은 소형차에서 찾을 수 있는 운전의 직결감과 재미를 느끼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물론 이와 같은 스포츠 주행을 즐기고 싶지 않다면, 적절한 엑셀 워크를 통해 조용하고 차분하게 주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공회전 시 실내에서의 소음 정도는 52dB로 약간 시끄러운 가솔린 엔진 수준으로 억제되어 있다.

 

단, 고속 영역에서 초고속 영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어렵다. 정확히는 고속 영역과 초고속 영역의 절반 이하 지점에서부터 가속이 느려지는데, 엔진 출력 등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납득하게 된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고속 영역에서도 차분하게 버텨주는 차체 때문일 것이다.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차체의 강성도 보통이 아님을 새삼스레 한 번 더 확인하게 된다.

 

QM3 때도 연비에 놀랐었지만, 클리오의 연비는 그보다 훨씬 뛰어나다.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 상황 속에서도 전체 구간의 절반 정도만 일반적인 교통 흐름에 맞춰서 다닌다면 17km/l를 넘는 연비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얌전한 주행을 즐긴 다른 기자의 경우 최대 기록 연비가 21.3km/l로, 고속도로와 일반도로가 복합적으로 구성된 시승 코스를 생각해 보면 복합 연비 이상을 손쉽게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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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토션빔 방식으로 소형차에 대부분 적용되는 방식이지만 조율이 상당히 잘 되어 있다. 차량의 롤 특성과 고속주행 안정성, 승차감 등을 모두 고려하여 서스펜션 튜닝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잠시 시승 코스를 이탈해 와인딩 로드에 올라가 보니 그 진가가 십분 발휘되는 것이 느껴졌다. 시간 관계 상 상대적으로 완만한 와인딩 로드를 고른 것이 후회되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 특징을 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단단하면서도 유연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모순된 이야기인 것 같지만 단단하게 버텨주면서도 코너에서는 유연하게 슬쩍 눌리고 자세를 잡아나가는 것을 느끼다 보면 프랑스 자동차, 아니 클리오가 주는 코너링의 재미를 알아나가게 될 것이다. 이 독특한 코너링 감각은 한 번 맛을 들이고 나면 쉽사리 벗어날 수 없는, 중독성이 강한 감각이고 어쩌면 한국의 도로에서 제일 잘 맞는 감각일지도 모른다.

 

전자장비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크루즈 컨트롤과 스피드 리미터, 전방 및 후방 경고 시스템, 급제동 경보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감지 시스템 등이 준비되어 있다. 그만큼 전자장비가 없어 유지가 쉽고,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자장비가 있다고 해도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것은 운전자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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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는 르노의 엠블럼을 장착하고 등장한 두 번째(첫 번째는 트위지) 자동차이자 본격적인 르노 시대를 열어가는 차이기도 하다. 그리고 클리오를 시승하면서 얻은 것은 ‘타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클리오만의 매력’이었다. 구성의 치밀함과 고급스러운 내장재, 다루기 쉬운 조작 버튼들, 클리오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주행 감각은 사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것들이고, 그만큼 직접 느껴보기를 권하고 싶다.

 

가격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이 나올 것 같지만, 구성과 주행 감각 등 종합적인 것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이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유럽에서 클리오와 경쟁하는 모델들을 한국으로 그대로 옮겨와서 생각해 보면 더더욱 그렇다. 클리오가 한국 시장에서 소형 해치백의 파란을 일으켜 줄 수 있기를 바래본다. 

 

 

주요제원 르노 클리오

크기
전장×전폭×전고 : 4,060×1,730×1,450mm
휠베이스 : 2,590mm
트레드 앞/뒤 : 1,505/1,505mm
최저 지상고 : 120mm
공차 중량 : 1,235kg
승차 정원 : 5명

 

엔진
형식 : 1,461cc dCi 터보 디젤
최고출력 : 90ps/4,000rpm
최대토크 : 22.4kgm/1,750~2,500mm

 

변속기
형식 : 6단 DCT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토션빔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 드럼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05/45R17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성능
0-100km/h : --- 초
최고속도 : ---km/h
연비 : 17.7km/L(도심 16.8/고속 18.9)
이산화탄소 배출량 : 104g/km
 
시판가격
ZEN : 1,990 만원
INTENS : 2,320 만원

 

(작성 일자 2018년 5월 18일)




출처 : 글로벌오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