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라는 제품은 대부분 브랜드가 속한 나라의 색채를 띄기 마련이지만, 어떤 차들은 예외적으로 다른 나라의 색채를 띄기도 한다. 특정 시장, 특히 미국과 같은 거대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모델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번에 시승한 패스파인더 역시 그러한데, 일본 닛산에서 제작했지만 미국 대륙에 알맞은 성격을 갖고 있는 대형 SUV이다. 미국은 워낙 큰 차가 많아서 이 크기를 중형 SUV라고 부르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대형 SUV가 맞다.

 

미국 대륙에 알맞은 SUV이니 국내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최근의 라이프스타일 패턴과 사람들의 가치관 변화를 살펴보면 이제는 패스파인더도 받아들일 수 있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업무보다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주말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가족이 모두 탑승하고 여기에 더해 레저용 장비도 넉넉히 적재할 수 있는 SUV의 인기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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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모델을 그대로 수입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국내 고객들이 선호하는 사양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모델이다. 시트에 적용된 편의사양과 장비는 물론 엔진 역시 선호도가 높은 엔진으로 선택하여 탑재했기 때문에 미국 모델과는 전혀 다른, 국내 전용 모델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경쟁 모델에는 없는 트레일러 견인 기능까지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위해 패스파인더를 구매하는 고객도 분명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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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면서 전면의 모습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헤드램프와 프론트 그릴, 프론트 범퍼에 변화가 생겼는데 제일 눈에 띄는 것은 닛산의 공통된 디자인임을 보여주는 V모션 그릴로, V자 형태의 크롬 라인이 기존 모델보다 더 굵고 선명해지면서 전면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그 옆으로는 폭이 조금 더 얇아진 헤드램프와 부메랑 형태의 LED DRL이 자리잡고 있으며, 좀 더 선이 굵어진 프론트 범퍼가 남성적인 이미지를 더한다.

 

2박스 형태의 SUV이지만 곡선과 함께 부드럽게 이어지면서도 근육질을 살리는 라인을 갖고 있어 남성미를 조금 더 살려준다. 프론트 그릴부터 보닛, 측면 도어를 거쳐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라인이 그 예로, 전체적으로 밋밋해질 수 있는 측면 디자인에 포인트를 주고 있다. 루프와 벨트라인이 정직하게 거의 직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 라인이 더 드러난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펜더 역시 그다지 돌출되어 있지 않아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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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램프는 형태는 바뀌지 않았지만 그래픽이 바뀌면서 좀 더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리어 범퍼에는 트레일러 견인을 위한 장비와 트레일러 전용 테일램프를 연결하기 위한 소켓도 마련되어 있어 ‘추가 장비를 견인하면서 본격적으로 레저를 즐기기 위한’ 고객들을 확실히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닛산 측에 따르면 2,268kg의 무게를 견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 무게의 트레일러를 견인할 때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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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면서 최신 디자인 언어를 받아들인 외형과 달리 실내는 아직도 보수적인 색채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불평이 나오지 않는 것은 각 버튼들이 익숙하여 다루기 쉬운데다가 시인성에도 문제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도어 트림 일부와 센터페시아를 장식하고 있는 우드그레인은 이 차를 주로 선택하게 될 연령대의 대중적인 취향을 반영하는 부분으로, 그렇게 생각하면 아직 물리 버튼이 많은 센터페시아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존 모델보다 차체가 전체적으로 좀 더 커졌는데, 휠베이스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2열까지는 크기를 실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3열로 가면 확연히 달라지는데, 크기로 인해 3열 좌석에도 성인이 앉을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2열 좌석을 간편하게 접을 수 있는 ‘EZ 플렉스 시팅 시스템’과 유아용 시트를 제거하지 않고 2열 시트를 수평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래치 & 글라이드’가 적용되어 3열 좌석의 접근성을 높였다. 모두 대가족이 탑승할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들로, 만약 4~5인 가족에 부모님까지 탑승한다고 가정하면 정말 유용한 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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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전체적으로는 부드러움과 편안함을 강조하는 타입으로, 패스파인더의 성격을 생각하면 알맞은 선택으로 보인다. 트렁크 용량은 7인이 모두 탑승할 경우에도 16 큐빅피트(약 453L)로 상당히 넉넉하며, 2열까지 모두 등받이를 접을 경우 79.8 큐빅피트(약 2260L)로 증가한다. 최근 SUV들이 많이 적용하고 있는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 게이트를 적용해 발차기만으로도 트렁크를 간단하게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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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파인더에 적용되는 엔진은 닛산이 오랫동안 생산해 온 3.5L 6기통 VQ 엔진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직분사가 적용된 VQ35DD 엔진이 아닌 일반 엔진을 탑재했는데, 국내 고객들이 정숙성을 많이 고려한다는 판단 하에 직분사 방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을 피하고자 이를 선택했다고 한다. 최고출력 263마력, 최대토크 33.2kg-m으로 미국 모델의 최고출력 284마력보다는 낮지만 약 2.1톤의 차체를 견인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변속기는 Xtronic CVT, 국내에는 4륜 구동 모델만이 수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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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가속 페달을 밟기만 해도 경쾌하게 발진한다. 노즈가 들릴 정도는 아니지만 차체의 크기와 무게는 발진과 가속 시 거의 제약을 주지 못한다. 3명의 탑승객과 상당히 무거운 방송용 카메라와 부자재 등을 적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본래 자연흡기 엔진은 터보차저 엔진에 비해 토크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패스파인더에서는 그러한 면을 전혀 느낄 수 없다. 그렇다 보니 트레일러 견인 시 발진 감각이 더욱 더 궁금해진다.

 

가속 페달에 조금만 힘을 주면 고속도로의 제한 속력까지 가볍게 도달한다. CVT 변속기를 적용하고 있어 가속 시 회전을 높게 잡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넉넉한 출력 덕분인지 가속 페달을 약간 깊게 밟아도 회전이 급격히 높아지지는 않는다. 가족이 탑승할 때 높아지는 엔진 회전음으로 불안감을 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엔진음도 정제되어 있지만 도로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상당히 차단되어 있어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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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흡수한다. SUV 모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반 승용차에 비해서는 댐핑 스트로크가 상당히 길고, 코너링에서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노면이 다소 거칠어도 편안한 승차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점수가 높아진다. 전형적인 미국식 서스펜션 세팅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래도 과거와는 달리 차체 거동에 불안감을 줄 정도로 물침대 같은 느낌은 아니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유니바디(모노코크) 타입의 차체도 조금은 거동을 정돈한 듯한 승차감에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다.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하고 있는 만큼, 연비는 크게 기대할 수 없다. 공인 복합연비는 8.3km/l인데, 실제로 주행하면서 기록한 연비는 6.6km/l. 시승 코스에 와인딩 코스가 상당히 길게 포함된데다가 거동 확인을 위해 고회전을 종종 사용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운전자들이 스티어링을 잡는다면 복합연비에 쉽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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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이 언급되는 ADAS에 대하여 이야기하자면,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면서 닛산의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안전 기술들 중 몇 가지 기능이 추가되었다. 자동으로 앞 차를 감지해 충돌을 방지하는 인텔리전트 비상 브레이크, 앞 차와의 거리를 감지하여 속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ICC(Intelligent Cruise Control)가 적용되었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지만, 사각지대 감지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는 것으로 이를 달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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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파인더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태어난 7인승 대형 SUV이긴 하지만,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요인을 갖고 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분석해 적용한 ‘원활한 탑승을 위한 편의장비’와 ‘소음이 적은 엔진’이 그렇다. 여기에 국내 판매 모델들 중 유일하게 견인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으로 인해 공략 대상이 확실하다는 것 역시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공략 포인트가 확실한 패스파인더는 그 포인트에 맞는 고객에게 큰 만족을 줄 수 있는, 확실함을 갖춘 SUV라고 말할 수 있다.

 

주요제원 닛산 패스파인더

크기

전장×전폭×전고 : 5,045×1,965×1,795mm
휠베이스 : 2,900mm
공차 중량 : 2,105kg 

엔진

형식 : VQ35 6기통
배기량 : 3,498cc  
최고출력 : 263 PS/6,400 rpm
최대토크 : 33.2 kgm/4,400 rpm
구동방식 : 인텔리전트 4WD

변속기
형식 : Xtronic CVT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성능
복합연비 : 8.3 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208g/km
 
시판가격
5,390만원 




출처 : 글로벌오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