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모르는 ‘도로위의 권력자’

람보르기니 ‘가야르도’가 더 강하고 깨끗해졌다.

‘가야르도 LP560-4’의 V10 엔진은 기존 모델보다 배기량은 0.2L 올라간 5.2L이며 출력도 40마력이 증가해 560마력에 이른다. 그러나 연료를 엔진 실린더에 직접 쏘아 넣는 직분사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연료 소모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직분사 엔진과 배기계통의 재설계로 배기음도 작아졌다. 기존 모델은 정차하고 있을 때도 심장이 떨릴 정도의 배기음이 실내로 침투했지만 이제는 고요하다고 생각될 정도다. 주택가에서 이웃들에게 눈총을 받지 않게 하는 기능이 들어간 셈이다. 그러나 가속페달을 밟아 엔진 회전수를 높이면 숨겨져 있던 야수의 포효가 터져 나온다.

디자인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전조등과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디자인이 세련되게 바뀌었고 앞 범퍼는 공격적으로 변했다. 손을 대면 베일 듯한 느낌이다.

성능 역시 더욱 세졌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등 뒤에 있는 엔진이 괴성을 지르며 공포에 가까운 느낌으로 달려 나간다. 계측기로 측정한 0→100km/h는 4.0초로 제원상의 3.7초와 큰 차이가 없었다. 시속 200km는 11.8초 만에 도달한다. 2.0L 중형차가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면 가야르도는 200km에 이른다는 뜻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325km에 이른다.

이 같은 비현실적인 성능은 이동방식에 대한 판타지를 충족시켜 준다. 운전을 하면서 ‘내가 저 자리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차는 순간 이동을 해서 거기에 가 있고 ‘저기에 서고 싶다’면 차는 순식간에 속도를 줄여 정지해 준다. 도로 위의 권력자인 셈이다.

일반 승용차라면 한계 상황인 시속 200km로 항속하다가 다시 가속페달을 깊이 밟으면 제법 강하게 치고 올라간다. 속도계의 바늘은 시속 300km까지 스트레스 없이 돌아가고 그 이상부터 조금 뜸을 들인다. 까마득히 멀리 있던 물체는 눈을 두세 번 깜박이면 바로 앞으로 다가와 있다.

그러나 슈퍼카의 구매 목적은 단지 매혹적인 디자인과 성능뿐일까. 스스로의 만족과 함께 타인으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픈, 약간은 천박한 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람보르기니가 만든 가야르도의 광고 동영상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여성들의 전화번호가 자동으로 수집되고 고급 클럽 멤버십도 바로 발급되는 자극적인 장면이다. 그러고 싶다면 3억800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출처 :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