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30은 리틀 페라리의 족보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강력한 성능과 완성도를 가지고 데뷔했다.

V8 4.3리터 엔진은 490마력을 8500rpm에서 생산하며, 0->100km/h가속시간은 4초, 그리고 최고속도는 315km/h를 발휘한다.

F355 수동모델로 295km/h를 달렸던 기억과 360모데나의 시승뿐 아니라 필자는 F348 스파이더 모델도 캐나다에서 시승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리틀 페라리의 진화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다하겠다.

페라리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F1에서 엄청난 업적을 일구어낸 슈마허의 영향으로 주가가 높아지고 있고, 페라리는 이러한 F1에서의 결과를 마케팅적으로만 활용한 것은 아니었다. F1을 통해서 얻은 엄청난 기술과 페라리 고유의 감성을 양산차에 쏟아붙는 노력을 감행해 차가 가진 열정은 오히려 과거의 구형모델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시대와 유행에 타협하기보다는 페라리가 가진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자랑 삼아 왔었다.

페라리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인 배기음만 해도 그렇다. 분명히 F360모데나에 비해서 배기량이 700cc나 커졌고, 통상적으로 같은 기통내에서 배기량이 커지면 배기음이 무거워지고 저음이 강해지는 특성에 반해 F430은 오히려 높은 하이 피치를 뿜어낸다.

붉은색 F430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는데, 시승을 하면서 벌어지는 갖가지 감탄을 미리 짐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만큼 페리라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그 열정의 깊이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그날의 감동을 전하는 필자의 손과 발 그리고 귓가에는 아직도 8700rpm을 돌릴 때의 짜릿함에 취해있다.

실내에 들어오면 스티어링 휠부터 독특하다.
눈길과 빗길, 스포츠 모드, 레이스 모드, 제어장치 완전해제 모드등으로 다이얼을 통해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490마력이나 되는 수퍼카를 모든 안전장비를 해제한 체 달리는 것은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니다.

만만한 것이 sports모드이니 처음에는 sports모드에서 주행을 시작했다.
차량틈 사이에 갖힌 야생마가 순간적으로 앞이 훤해지자 땅을 박차고 나가는데, 8200rpm이 되면 시프트 패들을 만지지 않아도 시프트 업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페라리를 세미 오토매틱으로 모는 것도 안타까운데, 시프트 업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을용납할 수는 없었다. 곧바로 Race 모드로 전환시켰다.

Race모드를 선택하면 일단 1단에서 2단으로 변속될 때 파워시프트를 연출한다.
파워시프트란 레드존에서 시프트업 할 때 클러치를 밟은 상태에서 변속을 하는 동안에 가속패달을 밟아 클러치가 미트되는 시점에 훨씬 높은 rpm을 유지해 변속 완료후 클러치를 연결할 때 튕기는 듯한 점프를 유도하는 것이다.

F430은 0.2초도 안되는 이 찰나에 자동으로 3번의 액셀링이 “왕-왕-왕”하며 2단에 연결되는데, 동작이 여간 빠른 것이 아니다.

액셀링만 놓고 봐도 인간의 발로 연출하기에 불가능할 정도이다.
그뿐 아니라 Race모드일 때는 회전한도인 회전 한도인 8700rpm까지 올려도 자동으로 시프트 업을 진행시키지 않는다. 때문에 변속에 대한 권한은 전적으로 운전자가 가지게 되는 것이다.

F430의 배기시스템은 가속패달을 밟은 양에 따라 배기음이 달라진다.
가속패달에 발을 대고 있는 수준에서 조금만 깊이 밟으면 배기통이 뚫리는 것처럼 순간적으로 배기음이 증폭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유는 내부에 가변 밸브가 있기 때문에 음량이 조절되기 때문이다.

V8이 일반적으로 발휘하는 저음이 강조된 배기톤에 고회전으로 갈수록 비트가 약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F430에서는 이러한 V8의 전형적인 음색은 온데간데 없다.

그만큼 회전수가 올라가는 것에 정확히 비례해 음량이 증폭되고, 도심을 질주하면 건물에 반사되는 효과음으로 인해 아주 먼곳에서도 F430의 등장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한마디로 듣는이의 심장속에 파고드는 아름다운 선율이다.

회전수를 올리면 5500rpm을 넘어서면서 한번 더 힘이 붙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회전한도인 8000rpm을 넘어서도 꺽임이 없고, 레드존(8500rpm)에 붙었을 때 최대출력을 발휘하는 엔진특성만 보더라도 F430의 엔진은 철저히 레이스를 위해서 제작된 엔진임에 틀림없다.

각단 8500rpm에서 2단 125km/h, 3단 165km/h, 4단 210km/h, 5단 260km/h 6단 315km/h 이며, 레드존을 넘어 6단 8700rpm에서 325km/h를 발휘한다.

6단 8000rpm에서 300km/h를 찍는데, 이는 약간 오르막에서도 유지될 수 있을 정도로 파워가 넉넉하고, 310km/h오버도 평지라해도 어려움없이 감당할 수 있다.

구형모델들에 비해 바람소리가 많이 줄었고, 실내에서 엔진음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좀 더 좋아졌다.

F430의 울부짖음을 좀 더 가까이 듣고 싶어 엔진룸과 실내의 격벽을 모두 허물어버리고 싶을 정도다.

공력이 좋은 것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300km/h가 넘어가는 상황에서는 차가 살짝 뜬체로 달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는 극단적으로 짧은 서스펜션 스트록과도 무관하지 않다.
고속에서 노면의 바운스를 받아내는 능력은 페라리의 영역이 아니다.
고속에서 풀가속을 할 때 약간의 노면 기복에 후륜이 순간적으로 헛도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전륜 역시 노면이 약간이라도 고르지 못하면 타이어가 지면을 가한 하중이 줄어들게 느껴진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F355에 비해서 노면이 좋지 못한 길에서의 승차감이나 서스펜션이 충격을 흡수하는 용량 부분은 몇 십배 좋아진 것이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수퍼카에 대한 이해이다.

스트록이 짧은 서스펜션을 가진 수퍼카와 스포츠 세단의 안정성과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

F1변속기의 정밀성도 360모데나의 그것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다.
360의 경우 시내에서 저회전일 때는 다운시프트시 회전수 보상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덜컹이고, 고회전이 되었을 때만 회전수 보상을 과감하게 때려주기 때문에 회전수가 낮을 때의 정밀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반면 F430은 회전수와 상관없이 회전수를 동기화시키는 능력이 좋기 때문에 힐&토우 효과를 어떠한 회전 영역대에서건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동을 거는 느낌도 스파르탄한 페라리의 감각에 충실히 따르고 있다.

유격이 거의 없는 브레이크 패달은 누르는 힘에 정확히 비례해 캘리퍼에 악력이 작용한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브레이크 패달을 다루기가 쉬워졌고, 초기에 지나치게 무거웠던 답력에 대한 거부감도 줄었다.

전체적으로 F430은 운전이 많이 편해졌고, 무엇보다도 사이드 미러의 사각이 사라져 부담감이 많이 줄었다.

F355의 경우는 사이드 미러의 존재이유에 의문을 가져야할만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형편없는 구성이었는데, F430은 후방이 시원스럽게 잘 보인다.

F430은 소형 수퍼카 그룹에서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경쟁한다.
아우디 산하에서 개발된 가야르도의 기술적 안정성과 높아진 품질은 페라리의 약한 내구성과 어려운 차량 관리에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라리는 여전히 차가운 느낌의 기계보다는 뜨거운 가슴에 호소하는 차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F430의 시승은 이태리 차들이 여전히 독일차와는 근본적으로 출발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는 시승이었다.

독일차와 이태리차의 우선순위는 없다. 어느것이 먼저이며, 시간이 지나면 어느 방향으로 취향이 바뀐다는 룰은 없다는 것이다.

이런류의 차를 선택할 때 차가 보여주는 외형적인 성능보다 중요한 것은 이차를 그린 사람과 만든이의 정신세계에 대한 동경과 존경심이다.

만든이와 타는이의 교감을 연결해주는 차 이것이 바로 F430의 존재이유이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