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가 라세티 디젤을 내놓았다. 여기에 왜건도 추가했다. 그러나 경쟁차종의 1,600cc VGT 대신 홀로 1,991cc 터보 디젤엔진을 얹어 차별화를 시도했다. 물론 GM대우가 2,000cc급 디젤엔진을 라세티에 적용한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보유한 디젤엔진이 2,000cc급밖에 없어서다. 이런 이유로 라세티 디젤에는 최근 트렌드처럼 따라 다니는 VGT(가변터보) 시스템을 채택하지 못했다. 2.0ℓ에 VGT까지 채용하면 찻값이 중형차에 육박, 준중형차의 가격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2,000cc급 디젤엔진으로 준중형 디젤까지 라인업을 구축하려니 당연히 가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회사측이 왜건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왜건은 RV에 버금가는 실용성과, SUV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다. 게다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최근 ‘승용차=세단’이라는 공식이 점차 깨진다고 판단, 나름의 틈새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왜건을 개발하면서 갖가지 편의성과 실용성 등에 주안점을 둔 것도 그래서다.

▲스타일
세단은 가솔린과 별반 차이가 없다. 제품군도 배기량만 다를 뿐 4도어 세단, 5도어 해치백 등 가솔린과 동일하다. 그러나 왜건은 뒷모양에서 차이가 난다. 세로형으로 길게 뻗은 램프가 왜건임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옆에서 보면 안정감이 느껴지고, 루프레일을 타고 흐르는 선이 유려하다. 그러나 인테리어는 가솔린과 같다. 다만 대시보드에 적용한 우드그레인의 색상을 진하게 바꿔 분위기를 달리했다.

▲성능  
라세티 디젤에서 궁금한 점은 바로 성능이다. 회사측은 라세티 디젤에 커먼레일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21마력(3,800rpm)과 최대토크 28.6kg·m(2,000rpm)를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1,600바의 고압분사방식을 채택해 최고시속이 188㎞에 이른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또 최대토크의 90%가 1,800~3,400rpm의 폭넓은 구간에서 나타나 시내에서의 가속성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5단 자동변속기를 더해 효율을 높였다는 것.

하지만 성능에 있어 중요한 마력 당 중량비는 경쟁차종과 큰 차이가 없다. 아반떼 1.6 VGT와 비교하면 두 차종 모두 마력 당 중량비가 약 11㎏으로 비슷하다. 배기량이 큰 만큼 경쟁차종보다 차체가 무거워서다. 반면 토크와 무게를 비교하면 라세티 디젤이 약간 유리하다. 물론 체감으로 두 차종의 차이를 알기란 쉽지 않으나 이론적으로 가속성능에선 라세티 디젤이 조금 앞선다는 얘기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가속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별 어려움없이 시속 100㎞를 넘기고, 이내 140㎞에 이르지만 그 이상에선 가속이 더디다. 2,000cc급의 평범한 디젤엔진 수준으로 보면 흠잡을 데 없지만 보다 강력한 성능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VGT가 배제된 점을 아쉬워할 수도 있겠다.

디젤에 반감을 갖는 사람들이 늘 지적하는 소음 및 진동은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디젤승용차와 마찬가지로 주행 시 풍절음 외에 달리 엔진소음이 밀려들지는 않는다. 물론 가속 페달을 통해 전달되는 진동이 있지만 불편함과는 거리가 멀다. 저속이나 정지 상태가 돼야 비로소 디젤 특유의 밸브소음과 진동이 느껴진다.

라세티 디젤은 도심 주행에 적합한 차로 개발했다. 따라서 승차감은 안락하다. 만약 VGT를 채택, 고성능을 추구했다면 서스펜션의 탄성을 단단하게 했겠지만 누구나 쉽게 운전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차여서 부드러운 승차감이 더 어울린다.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도 적당하고, 반응 또한 빠르지 않다. 왜건도 마찬가지다. '가장 좋은 차는 개발 컨셉트에 충실한 차'라는 어느 자동차 종합평가연구원의 말처럼 라세티 왜건은 젊은 부부가 어린 자녀를 태우고 야외활동을 즐기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졌다. 게다가 주머니 사정도 고려해야 하니 일정 가격을 넘어서도 곤란하다. 왜건을 가족형 레저용 승용차로 보면 성격이 딱 들어맞는 셈이다.

▲경제성
디젤의 장점은 역시 연료효율이다. 세단의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ℓ당 갈 수 있는 거리는 14.9㎞다. 왜건 자동변속기는 14.1㎞를 달릴 수 있다. 2,000cc급 디젤이란 점에서 경쟁차종인 1.6 VGT에 비하면 효율이 조금 떨어진다. 그러나 성능이 조금 앞서니 그야말로 경제성과 성능 사이를 절묘하게 비집은 셈이다.

가격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다.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세단 LUX는 1,683만원, 플래티늄은 1,760만원이다. 왜건은 EX가 1,587만원, 플래티늄이 1,792만원이다. 아반떼 1.6 VGT AT가 1,620만~1,880만원임을 감안하면 가격경쟁력이 높다.

실용성과 경제성 그리고 가격을 앞세운 라세티 디젤, 특히 그 중에서도 왜건이 국내 시장에서 얼마나 큰 호응을 얻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2007/03/19 18:02